<좌담회2>자기계발 없이 무작정 요구만하는
엔지니어링사는 퇴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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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2>자기계발 없이 무작정 요구만하는
엔지니어링사는 퇴출돼야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4.17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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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자존감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융복합화해야 시너지


<지난 호에 이어>
정상철 : 엔지니어링 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인력이다. 앞으로는 이런 좌담회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그나마 여기 참석한 분들은 엔지니어링업을 사랑하지만 현재 직원들은 엔지니어적인 자존감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 분야가 아닌 전자나 자동차, 정보통신 분야가 부각되고 있다. 전통 엔지니어링 분야에는 젊은 기술자가 참여 안 하려고 한다. 더욱이 우수인력은 대기업에 뺏기고 있다.
중소기업에 강소 엔지니어라고 할 만한 엔지니어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중소기업이 우수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최대 현안이다.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제도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등의 노력을 할 수 있는 인력들이 있을 것인가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김승렬 : 엔지니어링 활동주체로 신고만 해놓고 먹여 살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문제다. 엔협은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을 위해서 이런 회원사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은 공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장풍토를 만들어주면 살아남을 기업은 살아남고, 못살아 남으면 도태되는 것이 마땅하다. 기술력도 없는데 문제만 일으키는 기업은 엔지니어링 업계 발전에 도움이 안 되므로 과감하게 도태시켜야 한다. 현재 큰 회사들이 수주해서 아주 박한 대가를 준다고 해도 그 일을 하려는 업체가 있다. 이러한 풍토가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상철 : 20년 전에만 해도 엔지니어링 회사가 하도급을 주지 않았다. 최근 대기업 인력은 PQ하는 데에만 투입된다. 프로필 관리만 한다. 나머지 일은 하지도 않고 하도급을 줘서 처리한다.

김승렬 : 그러니 실적만 높여서 자꾸 큰 기업만 생겨나는 것이다.

이용안 : 하도급 관련 문제는 전문 분야가 더 심하다. 원도급자가 발주자와 마찬가지로 우월적 지위에 있다 보니 업체를 불러놓고 싼 업체에 일을 준다. 수주 환경이 바로 수익구조로 연결되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특성 때문에 수주 환경은 굉장히 중요하다. 직접 발주하느냐 하도급이냐 공동도급이냐에 따라 수익 구조가 달라진다. 이것은 일반적인 얘기이다.
토목건설과 정보통신 분야만 비교해도 금액이 워낙 차이가 나지만 기술 내용도 다르고 기술력도 다르다. 이것을 일괄적인 금액을 기준으로 자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런 기준 때문에 정보통신 업계는 기술력을 발휘해 제안할 기회가 없다. 주어진 틀에서 기본적인 평가에 대한 지표가 없다. 그래서 업체들은 하도급이라도 점수를 따려고 한다. 일률적인 발주 방식이 문제다.

또 하나는 기술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허의 개수로 점수를 주면 안 된다. 유감스럽게 정보통신 쪽에서는 R&D를 해볼 기회가 없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PQ 개발과제, 제품 개발과제만 한다. 엔지니어링 협회에 엔지니어링 툴만이라도 개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에는 증소기업청에 소방배관 설계를 해석하고 기술 개발하겠다고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제품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엔지니어링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지식경제부가 엔지니어링을 산업으로 본다면 거기에 맞는 R&D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컨버전스가 강조되어야 한다. 새로운 엔지니어링 툴과 기법을 개발하려면 이 기종간 융합기술이 필요하고, 거기에 맞는 지원정책도 필요하다.
우리 회사도 5년 전에 정부 지원을 통해 ERP를 사용해 봤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에 안 맞아 자체 개발한 툴을 사용하고 있다. 개발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툴은 참으로 많다. 엔지니어링 툴의 R&D 지원을 확대해 줬으면 한다.
세 번째는 우리가 갖고 있는 재원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소프트웨어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존 사업을 유사한 사업에 적용할 경우 기본 프로세스를 그대로 가져다가 커스터마이즈를 해서 기존 설계보고서와 설계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분야에도 그런 사례가 많다. 재활용에 관심을 가지면 수익 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사업은 인건비의 비중이 높다. 자원의 재활용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문제는 재활용을 어떻게 하는가에 있다. 우리 회사는 올해 말에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하려고 한다. DB화하여 탬플릿으로 만들거나 간단한 검색 엔진을 만들어 단어, 제목, 내용으로 자료를 찾아 바로 활용할 수 있다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손원표 : 제품화가 문제다. 발주처 공무원들이 눈에 보이는 것만 원한다. 소프트웨어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중요하게 생각 안 한다. 소프트웨어야말로 원천기술인데, 제품화되는 것만을 원한다.

이용안 : 부연설명하자면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진정한 IT 강국이냐 물으면 50% 이상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일본 NEC나 NTT도코모, 파나소닉, 소니 등과 같은 대표적인 IT 회사와 삼성전자를 많이 비교한다. 일본 주요 7개사의 회사 총 수입과 삼성전자의 총수입은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구글 같은 회사의 매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위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시각을 소프트웨어로 돌려야 한다. 정보통신 시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SI를 총괄하는 것이 시장이다. 아무리 하드웨어에서 1등을 해도 소프트웨어에서 10등 하는 것만 못하다. 소프트웨어적인 사고 방식을 경시해서는 발전이 없다.
-기사작성일 2011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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