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엔지니어링 해외사업 경쟁력, 개선 못하면 천년만년 2%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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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엔지니어링 해외사업 경쟁력, 개선 못하면 천년만년 2% 신세
  • 이명주 기자
  • 승인 2021.02.02 11: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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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협 정책연구실이재열 실장
한국엔협 정책연구실이재열 실장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으나 COVID-19 기세와 경쟁력 부족 등으로 해외시장은 사실상 2020년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먹거리 고심에 빠져 있는 국내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연구실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시장구조 및 사업모델 분석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의 해외 경쟁력 현주소와 개선하기 위한 해답이 무엇인지 내놓는 기회를 마련했다.

▼ 수십년째 저부가에서 맴도는 국내 엔지니어링
현재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의 사업 영역을 살펴보면 상세설계 및 시공위주 업역에 고착화됨에 따라 부가가치와 고용효과가 큰 기획 및 기본설계 등 분야는 진출이 미흡한 상태이다.

이는 국내기업이 내수시장에서 실적과 역량을 축적할 기회가 부족하여 저부가가치 업역에 고착화되고 있고 저가 중심의 입낙찰제도로 인해 재투자에 대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국내에서 발주되는 국내 중대형 및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기획 및 기본설계 등 고부가가치 영역은 아직도 해외 선진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위축되면서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 환경은 악화되는데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링 사업체의 수는 매년 8-10% 가량 증가하며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어 평균 해외 매출금액이 6,000만달러에 그치며 해외 10대 기업 평균 매출 24억달러 대비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발주만으로는 어려운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
국내건설 수주액은 2019년 기준 166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전체 건설수주액에서 차지하는 공공부문 수준의 비중이 2010년 38% 수준에서 2015년-2019년동안 42%-48% 수준을 유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공공부문의 수주금액의 증가에도 공공토목 부문 발주비중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점이다. 실제 2000년 28.2%에 달했던 발주비중은 2016-2019년동안 16-17% 수준으로 급격하게 하락했으며, 2020년 1-9월에는 13.8%로 낮아진 상황이다.

GDP 대비 SOC 예산 비중 또한 2009년 2.1%에서 2020년 1.2%로 절반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2021년에는 큰 폭의 증가에도 1.3%-1.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부문을 대체하기 위한 민간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감소폭을 상쇄하는데는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COVID-19 및 경기침체 영향으로 민간부문과 공공발주가 동시에 줄어 국내 엔지니어링-건설 경기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이 한계점을 보임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최근 10년간 엔지니어링 전업사의 연평균 해외수주 금액은 5.2억달러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엔지니어링 기업의 1% 수준인 60-70개 정도 기업만이 매년 해외에서 수주를 하고 있어 보다 많은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요구되고 있다.

▼ 엔지니어링-건설 산업, 대형화-복합화가 트렌드
현재 건설 및 엔지니어링 산업의 특징을 꼽으라고 하면 대형화 및 복합화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대형화 및 복합화는 곧 수준 높은 엔지니어링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에 기본 설계, PM 등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업체들이 선호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 정부, 국영기업 등 발주자들은 직접 수행하던 금융, 사업개발 운영관리 등을 엔지니어링 사업자에 이관시키고 있으며, 이는 엔지니어링 기업의 사업기회가 확장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즉, 엔지니어링 업체들에게 프로젝트의 전 주기에 걸쳐 관리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PM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엔지니어링-건설 산업은 일부지역에 편중된 구조로 고부가가치 분야의 역량이 미흡하여 지속성장에서 한계점을 나타내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한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은 결국 해외 시장에서 시공위주 저부가가치 시장에 뛰어든 후발국 업체들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펼치고 있는 등 성장 및 수익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실제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경우 플랜트 분야를 제외한 교통, 빌딩,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0-0.4%의 점유율로 해외 경쟁력이 크게 뒤져있는 상황이다.

▼ 해외 선진엔지니어링 기업들, 탈시공 및 탈 EPC 가속화로 저부가 늪 탈출 시도 중
현재 글로벌 인프라 기업 중 상당수는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사업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 상당수가 엔지니어링 역량 저하로 인해 상세설계 및 시공위주인 단순 EPC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선진국 엔지니어링 기업들은 EPCm 위주 사업모델이나 전문화된 공종에서 전체 해결책을 제사하는 정책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Jacobs, Aecom 및 SNC-Lavalin 등은 시공을 탈피해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사업모델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으며, Fluor 등은 EPC-LSTK 프로젝트 수주를 하지 않거나 대폭 축소 계획을 밝히며, LSTK 계약방식에 머물러 고노동-저부가 중심인 중국, 인도 후발기업들과 경쟁 중인 국내기업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700억달러대 해외시장, 해외 선진 엔지니어링 업체가 85% 싹쓸이
해외 엔지니어링 시장은 2012년 718억달러 정점을 찍은 후 4년간 연속 감소했다가 2017년 645억달러를 기점으로 반등했으며, 2019년 다시 723억달러로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 중 한국-중국-일본 동북아 3개국은 8.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북미-유럽-호주 국가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경우 2019년 기준 엔지니어링 1.7%, 공사 14.5%로 기록하며, 중국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 설계 4.1%, 공사 24.7%에 비해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종별 해외 엔지니어링 산업 구조는 화공플랜트 비중이 2012년 43%에서 2026년 이후 25-27%으로 급락하며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 교통인프라 분야 시장은 2013년 이후 성장세를 보이며 2012년 16%에서 2019년 24%로 급성장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축 엔지니어링 분야 또한 2012년 14.2%에서 18.7%로 급증했다.

▼ 엔지니어링사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 도모 필요성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책 지원은 물론 엔지니어링 업계의 자체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정부의 경우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예정된 발주 일정을 준수해야할 필요성이 있으며, 일정부문에 편중되어 있는 예산을 교통인프라 SOC 등 전통적 SOC 투자 확대해 GDP 대비 SOC 예산은 최소 1.5% 수준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에서의 공사매출대비 엔지니어링 비중이 13-15%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과 달리 300억원 이하 도로부문 기준으로 공사비 요율은 예산안 편성기준 지침기준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 포함 5.21% 수준에 그치고 있는 예에서 알 수 있듯,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사업대가는 미국 및 해외국가에 비해 크게 낮아 정부 차원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엔지니어링 업계내에서는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엔지니어링사들은 기존 저부가 EPC 및 단순 설계 보다는 엔지니어링 영역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EPCm 및 FEED-EPC 연계 수주모델 확대해야 할 것이며, 다수의 공종을 1-2개 공종에 집중화 및 대형화를 시키는 한편, 공종 내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부문의 역량확보 및 고도화를 진행해야 한다.

M&A 또한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해외 선진 엔지니어링사에 대한 M&A를 진행할 경우 단기간 기술 수준 향상과 함께 선진 해외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대해 진입 속도를 가속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AECOM의 경우 2014년 해외 설계매출 16위였던 URS를, 2017년에는 Shimmick 시공사를 인수함으로써 EPCm 모두의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캐나다의 Stantec은 2016년 설계 36위의 MWH을 인수해 EPCm 사업모델로 사업구조를 고도화 시키는 등 활발한 M&A를 진행하며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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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2021-09-17 20:12:08
정부에서 좀 빨리 깨닫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투자를 많이 했으면 좋겠네요...제조업, 중공업쪽 사례 보면 아직도 못깨달은건가...현재에 안주하고 천년만년 저가수주 믿고 경영하면 결국 나중에 중국같은 후발주자들에게 잡힌다는걸...정부에서 나서서 고부가사업으로 전향을 유도하고 팍팍 밀어줘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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