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국 탐방②-캄보디아] 동남아 발전 후발주자 캄보디아, 진출 무대 “아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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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국 탐방②-캄보디아] 동남아 발전 후발주자 캄보디아, 진출 무대 “아직 많다”
  • 김성열 기자
  • 승인 2021.10.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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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김성열 기자=동남아시아의 입헌군주국 캄보디아는 최근 10년간 약 7%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봉제 산업과 관광업을 기반으로 국내 경제가 구성되고 부동산, 인프라 개발로 해외투자까지 진행되면서 경제 성장이 이뤄진 까닭이다. 특히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시와 항구도시 시하누크빌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각종 인프라도 건설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이미 인프라 건설이 어느 정도 완성돼가는 동남아시아 개발 부분에서는 최후의 보루다. 인접국인 태국, 베트남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캄보디아 정부가 지난 2019년 공공부문 전체 600개 프로젝트에 144억달러를 투자하는 공공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며 인프라 개발·건설 산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곳이기도 하다. 

캄보디아는 도로·물류·전기공급 등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투자와 차관 등을 통한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건설 투자액은 약 93억달러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는데 주요 투자국은 중국이었다. 캄보디아 투자위원회(CDC)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8월까지 해외직접투자 국가별 통계에서도 중국은 여전히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투자승인 건수로는 공동 5위지만 등록금액은 3위에 오른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KCI가 지난 2001년 코이카가 발주한 캄보디아 국도 3호선 타당성조사 사업을 시작으로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해당 사업은 EDCF로 이관돼 설계·감리 후 극동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후 유신, 평화엔지니어링, 다산컨설턴트 등이 연이어 진출하게 되면서 캄보디아 내의 국내 엔지니어링사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게 됐다. 캄보디아는 도로, 수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엔지니어와 함께 사업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상황이다.

▲기술력과 신뢰로 도로 분야 경쟁력 키운 국내 엔지니어링사

캄보디아의 주간선도로는 대부분 간이 아스팔트 포장(DBST)으로 시공돼 도로 파손이 매우 잦다. 매년 우기마다 파손된 도로를 복원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이에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태국, 베트남, 중국 업체가 도로 사업을 주로 수주한다. 게다가 ADB 등 국제원조기관이 환경. 주민 보상 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사업 진행이 지연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조건이 여유로운 중국 차관이 늘어났고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CI는 그동안 캄보디아에서 쌓은 실적과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도로 사업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KCI는 캄보디아에서 총 25건의 사업을 진행했으며 도로 개선·복구뿐만 아니라 연결, 개량, 도로망 등 도로 사업의 전반적인 프로젝트들을 맡으며 전문성을 키웠다. 지난 2008년에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훈 센 총리로부터 사하메트레이 훈장을 받기도 했다.

48번 국도 개량사업 현장 /KCI

KCI는 현재 48번 국도 개량사업을 포함해 총 6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48번 국도 개보수 사업은 EDCF가 발주해 남서부 코콩 주를 가로지르는 도로 150㎞ 구간을 개량하는 프로젝트였다. KCI는 46개월의 사업 기간동안 설계와 감리를 모두 맡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서부 지역을 태국, 베트남과 연결할 수 있는 도로 기반을 만들어 지역 균형발전을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외에도 KCI는 농촌 인프라 개발 사업을 수주해 착수에 들어가는 등 코로나19 유행에도 캄보디아에서 성공적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KCI는 앞으로도 캄보디아에서 베테랑으로서 꾸준히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평화엔지니어링도 KCI와 같이 캄보디아의 도로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엔지니어링사 중 하나다. 평화엔지니어링은 타당성조사, 감리 등으로 도로 프로젝트에 자주 참여하면서 인지도를 쌓아왔다. 또 지방도로 개선사업, 교통안전 계획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 선진엔지니어링사들을 제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우기를 이겨내는 수자원 인프라 건설

열대 몬순 기후인 캄보디아는 연간 강우량의 80%가 우기에 집중돼있다. 국토를 가로지르는 메콩강과 동남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톤레사프호를 갖고 있는 캄보디아는 물에 더욱 취약한 나라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메콩강이 범람해서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방글라데시는 우기에 도로가 다 잠겨서 어차피 다시 공사를 하다 보니 도로포장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유신은 이런 캄보디아에서 수자원 인프라 사업을 주로 진행했다. 지난 2007년 KOICA의 캄보디아 바테이 지역 홍수조절 용역 이후로 다양한 댐 설계와 관개 사업, 홍수 저감 사업 등을 맡아왔다. 이 중에서도 바테이 지역 홍수조절 사업은 지난 2009년 6월 캄보디아 외교부로부터 Grand Officer 훈장을 받기도 했다. 당시 유신은 13.6㎞의 제방과 친환경 해안을 설계해 바테이 주 20개 마을, 5650개 가구의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는 GMS 홍수·가뭄 관리 사업 등을 수주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살라타온 댐 현장 /유신

유신은 물난리로 고통받는 캄보디아에 다양한 사업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유신은 몽콜보레이 댐, 살라타온 댐, 다운트리 댐의 설계, PMC 등을 맡아 사업을 진행했고 씨엠립 하수처리장 설계, 바테이 관개 수로 등 캄보디아 물 산업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로, 공항 등을 포함해 캄보디아서 총 36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 해외 시장으로 재도약을 시작한 유신은 캄보디아에서 영향력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캄보디아의 코로나19 현황과 전망

캄보디아 역시 코로나19를 피해 가지 못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2020년 –3.1%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프라 사업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정체기가 있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백신과 치료제의 등장과 캄보디아 정부의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등으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의 코로나19 재정 지원은 인근 태국, 몽골, 말레이시아에 이어 동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인프라 프로젝트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일부 프로젝트가 일시 중단되거나 지연됐다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캄보디아 최초로 건설하는 프놈펜-시아누크빌 고속도로 등 35개가량의 도로 프로젝트와 코 피치섬 교량 등의 SOC 건설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15억달러 규모의 프놈펜 국제공항 건설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오는 2023년에는 일부 활주로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의 성장세가 회복됨에 따라 한국 엔지니어링사가 코로나19 다음으로 마주한 문제는 높아진 현지 인력의 대가와 변화한 제도적 허들이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뒤로 꾸준히 사업을 같이했던 현지 회사들이 중국, 인도 등 다른 국가와도 일하면서 몸값이 비싸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엔지니어링사는 현지 인력풀이 좁다 보니 이들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이 매력이었던 만큼 이런 임금 인상 추세는 국내 엔지니어링사에게는 고민거리 중 하나다. 

또 캄보디아 정부 측에서 기존과 다르게 현지 법인을 통해 사업비를 정산하라는 등 제도적인 압박이 늘어났다. 금액적인 부분은 큰 차이가 없지만 행정적으로 회사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해외사업 전문가는 “캄보디아가 성장하면서 현재 주니어 수준의 엔지니링을 갖추고 있는데 어설프게나마 엔지니어링 산업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변화에 우리나라 엔지니어들도 대응을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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