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CEO 인터뷰]“사화(社和)가 만사, 안전잡고 역대 최고 실적 찍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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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CEO 인터뷰]“사화(社和)가 만사, 안전잡고 역대 최고 실적 찍겠다”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2.01.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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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김성열 기자=임인년 새해 산업계를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CEO 리스크가 커지면서 상위 건설엔지니어링사 대표들은 올해 경영 초점을 내부단속을 우선시한 외연확장으로 택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목표로 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과 해외시장 진출이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본보가 도화엔지니어링, 건화, 삼안, 한국종합기술, 유신 5개사 대표를 인터뷰했다.

▲박승우 도화엔지니어링 부회장

-업계 최대 실적 비결은

2010년 초반만 해도 도화의 국내 재정사업 수주 비율이 90%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국내 SOC 인프라 수준이 선진국에 가까워질수록 국내 시장은 축소되고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래서 PPP와 신재생에너지, 민간투자사업 시장 확대, 프로젝트의 대형화, 다양화에 따른 고도화 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설계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EPC에 진출했다. 노력의 결과로 우리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중소형 규모의 신재생에너지와 폐기물처리 EPC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의 높은 재무건전성과 현금보유율은 민간 투자사업 발굴의 결실이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

적정한 대가 반영이 시급하다. 현재 발주청들이 사업대가를 산정할 때 엔지니어링대가를 그대로 적용하는 발주청도 있지만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곳도 상당하다. 적정 대가 이하로는 발주 자체를 못하도록 법제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합당한 설계기간을 부여해야만 건설관련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 건설사업은 준공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공사 상황에 따라 설계 변경이 필요하게 되고 공사비 변동도 뒤따른다. 규제와 처벌이 아무리 많아도 건설사고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안전사고 예방은 적정한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우선이다.

규제 개선도 필수다. 작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 정부 들어서 5년 내내 엔지니어링엉 업계는 규제 강화의 연속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 건설안전특별법 입법 예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벌점까지, 너뮤 많은 규제 법령에 시달려 왔다. 어느 하나 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규제가 기업의 입장에서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들이다. 새 정부에서 반드시 손봐주길 바란다.

-해외 시장이 주춤했는데 

코로나19 진정 여부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1위에게는 신시장 개발과 개척이라는 책임도 있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남들이 안가본 길을 갈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코로나가 끝난다고 가정할 때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쓸 것으로 보이는만큼 큰 기회가 될 것이다. 페루가 대표적이다. 지하철, 도로, 공항, 항만사업이 코로나로 대거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관련 발주가 폭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환경, 병원, 학교 같은 사업도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루를 시작으로 콜롬비아, 볼리비아, 파나마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한다.

방글라데시와 인도, 조지아와 우즈베키스탄 같은 국가들을 핵심으로 서남·중앙아시아, 동유럽 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철도는 유럽국가에서도 오퍼가 들어오고 있어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수주 텃밭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필리핀은 향후 2~3년간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발주가 점쳐지고 있다. 지배력이 낮은 아프리카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주관사로, 우리가 비주관으로 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해외수주를 통해 약 4,000억원 정도를 목표로 잡았다.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하고싶은 말

건설엔지니어링은 사업기획부터 관리까지 전과정을 아우르는 매력적인 산업이다. 하지만 국내는 이미 포화상태인만큼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다. 외국어는 물론이고 PMC 대처 능력,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디지털기반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중요하다. 조직을 발전시키겠다는 마인드의 직원들이 있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도화의 임금과 복지가 최상위수준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고로 대우해주만큼 애사심을 가져달라. 급여 같은 직접적인 것 말고도 간접적인 복지도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홍경표 건화 사장

-규제에 대한 대처전략은

중대재해법은 안전조치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명확하지 않은 규제 투성이라 대응책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업계는 대부분 내근직이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것도 사실이지만 EPC사업 같은 현장투입을 요하는 경우는 실정에 맞게 세부계획을 세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종심제는 평가 결과가 0.1점이라도 낮으면 입찰 참가 자체가 불가능한 승자독식제가 되다보니 경쟁이 치열해 아무리 우수해도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종심제 대상금액을 높여 대상 사업을 줄여줬으면 한다.

-지난해 실적을 평가하자면

작년에 3,650억원의 실적으로 전년 대비 6.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임직원 특유의 저력이 발휘된 결과로 평가하고 싶다. 특히 환경이나 교통계획, 항만, 지반, 감리CM 분야와 해외 사업 부문이 예상보다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기존 강점이던 상하수도, 국토개발분야도 예년처럼 선전을 이어갔다. 해외사업부문에서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평년 수주실적을 넘어섰다. 그동안 동남아 지역을 주력시장으로 삼아왔는데 최근에 방글라데시, 네팔 등 서남아 지역과 한국 업체가 드문 중남미 지역에서 수주성과를 올리면서 성과가 있었다.

-올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올해 예산이 역대 최고라고 하긴 하는데 증가율은 3.8%밖에 안된다. 복지같은 타예산이 20%정도 증가율을 보인 것을 보면 실망감이 없지 않다. SOC투자는 각종 경제 활동의 기초가 되는 생산적 투자라고들 하지 않나. 선진국들이 대대적인 SOC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기부양은 물론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잠정적인 수주 목표는 4,200억원 정도가 될 것 같다. 신사업(EPCM) 확장과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달성의 핵심이다. 특히 해외는 기존 진출지역 이외에 서남아, 중남미 신시장을 개척해 해외수주 비율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요즘 경영 패러다임인 ESG를 도입해 사회·윤리적 가치를 끌어올리고 재무 안정성과 비재무적 건전성을 함께 갖춘 견실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인력채용은 어떻게

우리는 창립 이래 해마다 공채 사원을 채용의 전통을 중단한 적이 없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요즘에도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작년에도 4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올해도 일자리 창출이라는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그대로 이행할 방침이다.

▲최동식 삼안 사장

-규제에 대한 체감온도가 심할지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우리 업계 대부분이 건설사업관리를 수행하고 있어 모든 회사들이 예민하다. 다른 회사들처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 점검, 개선과 조직정비, 현장지도 점검, 임직원 교육 등 사전예방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한다해도 경영책임자 처벌은 경영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종심제에 대해 말이 많은데

비용 문제를 얘기 안할 수 없다. 종심제는 대상금액에 해당하는 발주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안서 만들자고 인력이나 돈이 과다하게 투입되고 있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금액 상향이 되지 않으면 실무적인 부담감이 더해질 것이다.

-PQ확대로 경쟁이 치열한데

올해 정부 예산은 28조원으로 작년보다 증가해 공공부문 발주량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다행인 것 같으면서도 요즘 PQ평가기준 완화로 일감에 비해 참여업체 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경쟁만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사업 발굴과 진출 여부가 희비를 가를 것이다.

해외는 코로나 종식이 되지 못한다면 여건이 상당히 제한될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기술자 출입국 제한조치 완화와 자가격리기간 단축 같은 조치가 업무의 걸림돌로 작용하는만큼 정부차원에서 완화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외연 확대는 어떻게

작년에 2,500억원 정도로 기대보다는 못미쳤다. 올해는 3,000억원을 잡았다. 기존 공공분야 수주는 잡고 가면서 민간과 해외사업 확대, 신사업 진출로 40% 수준을 맞추려고 한다. 인력은 100여명 정도 채용을 예상하는데 부문별 수주 상황이나 인당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서 가야지 싶다.

▲김치헌 한국종합기술 사장

-신임사장으로 당선됐는데

한없이 무겁고 엄중한 소임을 맡게 됐다. 엔지니어링 사업의 지속성장을 기반으로 업역 확대를 지향하는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을 추구하겠다. 특히 업계 유일의 종업원지주회사로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위해 보완되야 할 것들에 대해 홀딩스와 함께 노력하겠다.

-종심제에 대해 긍정적인 이유는

종심제 도입 취지 자체에 해답이 있지 않나. 기술이 우대가 되는 정책이 지속되야만 선진엔지니어링기업으로 성장 가능하다. 종심제 확대 뿐만 아니라 기술우대 정책이 많아져야 한다.

-2022년 전망은

사실상 코로나 종식이 어려워지면서 정부 정책이나 발주규모가 전년과 모든게 비슷할 것 같다.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우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영향으로 지속정인 증가세가 예상된다. 민간은 투자 확대가 여전히 불확실해 보인다. 개발도상국이 주력인 해외사업은 우리보다 악화된 코로나 영향으로 발주나 사업재개 자체가 불투명할 것으로 점쳐진다.

어려운 상황이 분명하지만 비전2025 조기달성 할 수 있도록 올해 수주 실적을 4,000억원 정도로 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회사의 근간은 재정사업이다. 재정사업은 최소 매년 10% 이상의 성장이 있어야한다. 경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 감리의 기존 사업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신사업 진출을 위한 역량을 확대하겠다.

▲박석성 유신 사장

-작년 신사업을 많이 했는데

올해 우리는 해상풍력, EPC, 육상 언어 양식처럼 새로운 분야의 사업 모델을 개발해 사업다각화를 이뤄냈다. 기존의 설계감리 부문도 수주 내실화를 착실히 해 수주 3,000억원 이상의 목표롤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목표는

아직 구체적인 목표는 설정하지 않았지만 일단 종심제와 PQ완화가 강화되는만큼 우리의 약점인 지자체 수자원, 상하수도, 환경시설 같은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당 분야 기술인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2026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임직원 복지 향상에도 힘쓰겠다.

-규제가 걸림돌인데

이달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은 물론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건설안전특별법까지 안전분야를 둘러싼 강화된 처벌에 체감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적정 대가나 엔지니어링 비용을 제공하지 않고 처벌에만 특화된 법은 말로만 고부가가치를 외치는 정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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