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엔지니어링…“중소사부터 직격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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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엔지니어링…“중소사부터 직격탄 맞는다”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2.04.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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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대가 하도급, 그나마도 미수금만 쌓여
대형사 외주 줄이자 중소사 숨도 쉬기 힘들어

“사람들이 물어보면 꾀병처럼 힘들다라고 말했지만 솔직히 지난해까지는 경영상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엔지니어링업을 개시한지 20년차 되는 Y엔지니어링 J사장은 기자에게 2009년, 2010년, 2011년 장부 3개를 펼쳐 보이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해 Y사의 11월까지 수주액은 30억원. 하지만 올해는 11억원으로 1/3토막 났다. 프로젝트 질로만 봐도 이전까지는 5억원 내외였고, 10억원 규모의 대형사업도 왕왕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1억원 미만의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직원이 20명인 점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 수주를 정상화하지 못하면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할 처지다. 그렇다고 내년에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어 J사장의 시름은 깊다.

“IMF시절에는 상황은 힘들었지만, 정부에서 SOC발주를 대거 늘려 희망이 있었다. 오히려 임금은 동결된 반면 수주고는 높아져 이 시기에 급속한 성장을 한 엔지니어링사가 많았다. 하지만 현 시점은 임금은 높아지고 발주량은 떨어지는 추세라 딱히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중소사지만 원도급 위주의 Y사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하도급 비중이 80%인 U사는 지금 숨이 막힐 지경이다. 경기불황에 따른 수주액 감소는 감안하더라도 원도급사격인 대형엔지니어링사와 건축사 그리고 건설사가 대금지급을 미루고 있어 자금순환이 되고 있지 않은 것.

“정부발주 사업을 수주할 경우를 100이라고 볼 때 하도급은 60~70 수준밖에 되지 않아 수익성이 낮다. 특히 원도급사가 대금을 미루는 것은 그렇다하더라도 부도로 인해 완전미수가 생길 경우 하도사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 우리 회사만 해도 올해 35억원을 수주했는데 미수금은 18억원에 달한다.”

미수금이 늘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로 턴키/민자 등 기획제안형사업 수행시 주관건설사가 설계컨소시엄에 설계비를 일괄지급하던 것을 건설컨소시엄의 지분대로 설계사와 일대일 계약을 하는 풍토도 작용했다. 즉 건설컨소시엄에는 지방중소건설사도 포함되는데, 이 회사가 부도날 경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대형엔지니어링사의 외주 비중 축소도 중소엔지니어링사에게는 타격이다. 상황이 양호한 대형엔지니어링사라도 향후 닥칠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자연적 구조조정과 함께 외주비용 절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N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중소사의 경우 실적이 없어 하도급이 매출의 주력이다. 때문에 대형사가 하도급 비중을 줄일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특히 중소사는 최소한의 인력만을 보유하고 있어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SOC발주 냉각기에 들어가는 내년에는 대형사는 현상유지하는 수준을 견지할 수 있는 반면 중소사는 극심한 경영난에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작성일 2011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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