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지난해 주요 엔지니어링사들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거두는 등 호황이 계속되면서 엔지니어 임금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임금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견사에서는 3,000만원대 연봉을 지급하면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건설엔지니어링사 노동조합이 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급여내역(12월말 기준)을 살펴보면 직급별 1년차 연봉(OT제외)은 ▲사원 3,500만~4,200만원 ▲대리 4,100만~4,800만원 ▲과장 4,700만~5,500만원 ▲차장 5,300만~6,300만원 ▲부장 5,800만~6,900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모든 직급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회사는 A사로 OT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여가 사원급 기준으로 평균 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A사의 직급간 평균 임금상승금액은 600만~800만원 수준으로 7개사 중 최고로 나타났다. A사는 지난해 수주실적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최근 수년간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B사는 지난해 수주실적이 A사보다 소폭 적었지만 전직급 OT제한이 45시간으로 가장 많아 최대 수령 가능 금액이 전체 최고 수준을 보였다. B사는 OT를 최대한으로 적용했을 때 대리급부터 6,000만원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개 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부장급에서 8,400만원을 받는 등 실질 체감 연봉은 가장 높았다.

수주실적이 높은 연봉을 보장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B사보다 수주실적이 많았던 C사는 이번 조사에 포함된 톱10 내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사원급에서 3,000만원대 연봉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급별 OT가 상이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회사 규모에 비해 직급 연봉이 적다는 평가다. 실제 C사의 부장급 연봉은 B사 과장급과 동일한 수준에 불과했다.

가장 적은 연봉을 지급하는 D사의 경우 30시간으로 제한돼 있는 OT수당을 포함할 경우 직급별 평균 700만~1,300만원 등을 추가로 받고 있다. D사는 지난해 수주실적에서 20위권 내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D사와 마찬가지로 수주 20위권내를 기록한 E사의 경우 D사 다음으로 연봉이 저조했다. 하지만 E사의 경우 OT비용을 교통보조금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어 OT수당은 전직급 400만~500만원 수준에 불과해 이를 더하면 D사보다도 수령금액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사는 OT 여부와 상관없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수주실적이 상위 톱5안에 들었던 F사는 OT를 제외한 전직급 연봉이 7개사 중 2위로 기록됐다. 유일하게 전문업체로 조사에 포함된 G사는 D사와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책정하고 있다.

한 노조 위원장은 “최근 몇년간과 비교하면 엔지니어링업계 연봉이 어느정도 오른 것은 맞다”라면서도 “상위권을 제외한 중견사, 일부 지역사 등에서는 여전히 3,000만원대 연봉을 지급하거나 OT비용, 퇴직금 등을 포함해 이가격을 책정한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공계를 나와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게 업계의 현실이 인력난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며 “필요하다면 최근 스타트업이나 IT계열 회사 등에서 제시하는 임금체계를 벤치마킹해 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항일 기자 hijoe77@engdaily.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