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설문조사] BIM 엔지니어 57% “가격 같으면 오토데스크보다 벤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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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 설문조사] BIM 엔지니어 57% “가격 같으면 오토데스크보다 벤틀리”
  • 김성열 기자
  • 승인 2023.04.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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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사 85%, 소프트웨어 선택 기준은 ‘가격’
엔지니어 "한국 설계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필요해"

(엔지니어링데일리)김성열 기자=BIM 소프트웨어가 같은 가격일 경우 엔지니어링업계 과반수가 오토데스크보다 벤틀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토데스크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은 100%에 달하고 있다.

본지는 BIM팀을 보유한 업계 14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17~21일간 소프트웨어 선호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BIM 소프트웨어 종류와 그에 대한 평가, 소프트웨어사에 바라는 점 등을 질의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업계에서는 14개사 전체가 오토데스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Revit, Civil3D, Navisworks, Infraworks를 전부 운용하고 있으며, Dynamo-Studio, Inventor 등도 구매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토데스크에 이어 마이다스 CIM은 71.4%인 10개사가 사용하고 있다. CIM은 특화된 설계 부문에서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틀리(OpenRoad, OpenRail 등)는 42.8%인 6개사가 보유하고 있다. 벤틀리의 소프트웨어 중에서 Openbuildings와 OpenRoads는 6개사가 모두 갖고 있지만 OpenBridge나 Concepstation은 업체마다 필요에 따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회사인 네메첵의 올플랜은 28.5%, 트림블의 테클라는 14.2%만 사용하고 있다.

오토데스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할 수 있는 데에는 여타 소프트웨어들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가격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토데스크는 AutoCAD를 포함해 Revit, Civil3D 등 BIM 소프트웨어를 묶어 AEC Collection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연간 450만원 선으로 단품 가격이 연간 2,000만원인 마이다스 CIM(풀옵션)이나 200~900만원에 달하는 벤틀리 소프트웨어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는 85.7%에 달하는 12개사가 오토데스크를 선호하는 이유를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응답했다. 또 마이다스나 벤틀리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가격이 가장 큰 관건이었다. 57.1%에 달하는 8개사가 선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높은 가격을 꼽았다. 아직 캐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업계 사정상 캐드와 BIM을 묶어 판매하는 데다가, 가격마저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이 오토데스크의 성공 전략인 셈이다.

가격에 이어 선호도를 결정한 것은 편리성 64.2%, 익숙함 51%로 집계됐다.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낮은 편리성이 35.7%, 낯설다는 21.4%로 뒤를 이었다. 오토데스크는 캐드에서부터 이어진 UI를 바탕으로 사용자 친화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학원이나 학회 등 교육 과정에서도 오토데스크 제품을 주로 사용해 익숙함을 높였다.

마지막으로는 고성능의 기술력이 35.7%의 답변을 받았다. 이 중에서 고성능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소프트웨어는 벤틀리와 트림블이었다. 벤틀리와 트림블을 선호하는 엔지니어들은 기술력을 이유로 들었다. 미사용 S/W라 판단이 어렵다는 답변은 21.4%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A사 BIM팀장은 “회사 입장에서 이미 캐드 비용도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몇억씩 들여서 새로 BIM 솔루션을 사기가 부담스럽다”면서 “그렇다고 성능 차이가 심각한 수준도 아니라 다른 회사 것을 선택을 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소프트웨어가 모두 같은 가격일 때는 전체의 57.1%인 8개사가 벤틀리를 선택했다. 오토데스크는 35.7%, 트림블은 7%로 각각 5개사, 1개사가 선택했다. 오토데스크 점유율이 100%인 상황에서 절반이 넘는 회사들이 벤틀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대해 엔지니어들은 벤틀리가 상대적으로 더 가벼운 소프트웨어인데다가, 긴 공구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우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B사 BIM개발부서장은 “우리가 직접 써보면 벤틀리가 엔진부터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면서 “문제는 가격이 오토데스크랑 비교해보면 솔루션을 다 구매한다는 기준에서 5배 정도 차이 나니까 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설문에 참여한 엔지니어링사들은 BIM 소프트웨어사에 요구사항으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답변의 64.2%는 가격 정책의 현실화, 합리적인 가격 필요 등을 주장했다. C사 상무는 “BIM도 언젠가는 CAD처럼 모든 엔지니어가 사용하게 될텐데, 지금 가격으로는 절대 1엔지니어 1카피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또 한국 설계기준에 적용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업데이트나 직접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툴을 요구하는 등 기술지원에 대한 요청도 많았다. 외국 회사가 만들다 보니 국가별로 상이한 설계환경이나 업무환경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소프트웨어 간 데이터 호환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이야기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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