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로는 돈 못 버는 엔지니어링업계…대가 현실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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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로는 돈 못 버는 엔지니어링업계…대가 현실화 목소리↑
  • 김성열 기자
  • 승인 2023.05.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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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김성열 기자=엔지니어링업계 상장 3사는 올 1분기 호실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설계‧감리 분야에서 적자가 누적되면서 업계는 사업 대가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업계 상장 3사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상승했지만 엔지니어링 분야 영업익은 감소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 역시 분양 이익으로 6.8%를 기록한 유신을 제외하면 도화엔지니어링 1.4%, 한국종합기술 1.8%의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설계 분야에서 8억3,695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감리 분야에서 전년동기 대비 2배가 넘는 21억6,922만원의 영업익을 거두면서 무마했지만, 산업의 근간인 설계 분야 적자는 20배 이상 늘어나 고민을 안기고 있다.

유신도 도로, 철도, 공항, 수자원 등 국가기반시설 설계 및 감리용역 분야에서 23억4,938만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1분기에는 11억9,129만원의 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30억원이 넘는 손실액이 발생한 셈이다. 유신의 적자에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외주비가 늘어난 것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한국종합기술은 별도로 공시하진 않았지만,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된 매출 내역에 따르면 용역 수입이 525억5,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8.7% 소폭 상승한 것에 그치는 등 성장세는 둔화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국내 인프라 시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평을 받으며 재정발주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해외 시장 진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동절기의 특성상 감리 사업이 줄고, 수주가 몰리는 4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이 적은 1분기인 만큼 영업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적자가 늘어나는 등 산업 성장세가 꺾였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별개로 엔지니어링 대가 현실화에 대해 입을 모았다. 산업을 대표하는 대형사들도 1%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어떻게 업계가 발전하겠냐는 지적이다. 특히 재정사업에 많은 영향을 받는 산업 특성상 정부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A대형사 관계자는 “물가도 오르고 직원들 연봉도 올랐는데 직접인건비를 비롯해서 사업 대가는 그대로니까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이렇게 변화하는 현실에 맞는 제도적 개선을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B대형사 관계자는 “세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우리 업계가 많이 남겨 먹는 것도 이상한 건 맞다”면서 “그렇다고 영업이익률 1%대는 너무 한 거 아닌가, ‘돈을 번다’는 기업 설립의 목적에 맞게 3~4%대 이익률을 보장할 수 있게 대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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