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우리는 지하로 간다]기둥간격 20m, 지하공간 기술력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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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우리는 지하로 간다]기둥간격 20m, 지하공간 기술력의 정수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3.08.02 16: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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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하공간을 개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공간의 무수한 개발을 가능케 하는 것은 NATM과 TBM으로 대표되는 터널공법의 기술력에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은 NATM공법을 활용한 수많은 터널실적을 가지고 있는만큼 이분야에서는 세계 톱클래스에 올라있다. 과거 교통인프라를 중심으로 성장한 지하공간은 이제 물류시스템, 빗물저류시설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는 제2의 국토로 그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지하공간 개발, 선택 아닌 필수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TBM의 모습./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TBM의 모습./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지하공간 개발은 현재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도심지 지하개발은 과포화된 도심지 개발로 인해 한정된 지상공간의 대안으로 활용되면서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지하도로, 지하철 등 지하교통인프라에 한정돼 있던 개념이 현재는 지하물류시스템, 빗물저류시설 등 다양한 형태로 지하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지하교통인프라와 지하공간이 통합적으로 구현되는 초대형 메가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대심도 지하 개념은 2000년대 일본에서 시작됐다. 도심지 개발에 따른 토지이용과 보상문제를 대심도 지하 개념을 만들어 지하공간 개발의 선두주자가 됐다. 2001년에는 대심도법이 제정되면서 도심지 내 대심도 지하인프라 구축이 활성화됐다.

굴진을 마친 TBM의 모습./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굴진을 마친 TBM의 모습./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더 깊고 넓게” 핵심은 기둥간격

최근 시도되는 지하공간은 한마디로 대단면화(Lager), 대심도화(Deeper)에 중점을 두고 있다. 쉽게 말해 더 깊게 파고 들어가 넓은 면적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대심도의 개념은 지상에서 50~60m 이상 깊이를 말하는데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빗물저류시설 등이 대표적인 대심도 지하공간사업이다. 심도가 깊어지고 면적이 넓어질수록 설계난이도는 비례해 올라간다.

특히 면적이 넓어지는 경우에는 이를 지탱하는 기둥의 간격이 좁아질 수 밖에 없는게 일반적이다. 전세계적으로 대심도 기준 기둥의 간격은 7.5m로 알려져 있다. 기술력이 지금보다 떨어졌던 시대에 만들어진 서울지하철 역사들의 경우에는 평균 5m 간격으로 기둥이 배치돼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이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심도 60m 이상의 지하공간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둥 간격이 20m에 달한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시도한 적 없는 최초의 기록이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고강도 콘크리트 사용에 있다. 일반적으로 지하공간 사업에 사용되는 콘크리트의 강도는 평균 80메가파스칼(MPa)인데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100MPa를 견디는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100MPa는 1㎠당 1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정상급 NATM공법, 갈길 먼 TBM

지하공간 사업의 활성화는 터널을 뚫기 위한 기술력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대대적인 NATM공법을 통한 경험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대 서울지하철 사업은 기폭제가 됐다. 서울 수서역~평택 지제역을 통과하는 한국 최장 터널이자 전세계 4위에 올라 있는 율현터널(50.3km)이 대표적인 NATM방식 터널이다.

한국 최장길이의 율현터널 내부./SR
한국 최장길이의 율현터널 내부./SR

TBM은 NATM공법의 대안공법으로 TBM장비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세이칸터널, 동경만해저터널, 유럽의 영불해협터널 등이 대표적인 TBM 터널이다.

TBM은 도심지 터널공사현장과 같은 안전에 민감한 장소에서 추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 부산지하철 공사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최근에는 직격 14.1m의 쉴드TBM이 한강하저 도로터널에 굴진중이다.

하지만 TBM은 연약지반이나 하저구간과 같은 특수구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만큼 단단한 암반을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술적 경험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TBM은 장비 운용을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어 NATM공법과 비교하면 기술적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참고로 NATM공법과 TBM 둘 중 어떤 것이 더 우수하다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하공간의 특성상 다양한 단면과 형태의 지하구조물이 요구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만큼 NATM공법과 TBM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합해 적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TBM 방식으로 터널을 뚫거나 예정인 지역들./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TBM 방식으로 터널을 뚫거나 예정인 지역들./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터널도 빠질 수 없는 첨단 ICT접목

최근 건설산업에서 요구되는 첨단 ICT 접목은 터널에서도 빠질 수 없다. 대표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은 스마트, 디지털 기술 등이다. 먼저 스마트 터널기술은 터널 굴착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시공을 위해 디지털 매핑, 스마트 발파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응용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사,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사업 전분야에서 스마트 기술이 운용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불확실성이 많은 지하공간에 대한 정보들을 정량적으로 조사하고 3차원으로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 이미 싱가포르, 일본 등 인프라 선진국에서는 개발이 한창이다. 기존의 지하공간정보는 지하시설물, 구조물, 지질, 지반 등의 정보를 담고 있지만 데이터 수준이 낮고 관리주체가 달라 정확도가 떨어진다. 발주처, 운영자뿐만 아니라 타 공공기관, 지하개발사업자 등을 위해서도 지하공간 디지털 기술개발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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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엔지니어 2023-10-11 15:35:19
솔직히 이 프로젝은 건축현상공모로 발주하는 바람에 너무 위험한 구조물로 계획된 것임. 겁난다.

나나 2023-08-04 08:44:36
한일 해저터널 계획중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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