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쟁력, 여전히 멀었다" 네옴시티·인니 신수도 건설에도 토익 700점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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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경쟁력, 여전히 멀었다" 네옴시티·인니 신수도 건설에도 토익 700점 우대
  • 정원기 기자
  • 승인 2023.12.18 15: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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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러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회사가 신입사원 채용 시 여전히 영어 능력 평가에만 머물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업계는 내년도 신입사원 공개채용 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신입사원 대부분이 이공계 전공자로 나타났다.

그동안 엔업계는 이공계 전공자의 전유물로 평가받았다. 국내 기업은 토목공학과나 환경공학과를 전공한 신입사원을 주로 채용했다. 다만 엔업계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신입사원 채용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돼 왔다. 국내 경기 둔화와 SOC 예산 감소, 수주 경쟁이 심화로 해외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와중에도 현지 언어는 고사하고 외국어를 전공한 신입사원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엔업계는 그동안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했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중동, 남미 등 제3국가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사업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의 다각화를 노리고 있는 엔지니어링업계지만 인력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1,000명 이상 사원을 둔 2개사의 2020년도 신입사원 공채 결과를 살펴보면 전 인원이 토목공학과 등 이공계 출신이었고 올해는 11.25%가 경영학과나 어문학과 등 문과 전공자로 집계됐다. 문과 출신 대부분 영어영문학과 출신이거나 영어 어학 성적을 보유했다. 

비영어권 진출이 늘고 있지만 엔업계는 여전히 영어 능통자 및 토익 700점 이상을 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엔지니어링사가 해외에서 직접 프로젝트 관리, 감리, 유지·보수 등을 하는 상황에서 채용은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반적인 대기업·중견기업이 영어뿐만 아니라 제2, 제3외국어를 요구하는 것과 대비된다. 

A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토목 설계 회사라 토목공학과나 교통공학과 출신 신입이 많다"며 "해외사업부 인력 채용의 경우 대부분 영어 능통자를 선호하고 현지 언어 전공자를 채용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런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사 관계자는 "향후 해외 진출이나 사업이 늘면서 어문계열 전공자를 확대 채용할 순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라며 "토목공학과 전공자가 매년 설계보다는 다른 분야로 진출해 인재 수급에 문제가 있어 이런 인재를 어떻게 하면 엔지니어링사가 흡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B사 관계자는 "공채를 진행할 때는 이공계를 주로 뽑고 결원이 발생하거나 사업 확대가 이뤄지는 시기에 어문계열 전공자를 수시 채용한다"고 밝혔다. B사의 경우 2020~2023년까지 공채를 통해 채용한 문과 전공자는 3명, 수시 채용을 통해 선발한 인원은 23명으로 나타났다.

영어 능통자를 판별하는 기준은 각 기업마다 상이했다. 공식적으로 영어 작문 시험이나 인터뷰는 사라졌지만 면접 과정에서 심층 테스트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 회사의 경우에는 학교와 학점, 어학 성적별 점수를 부여해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익, 토플 등 어학 점수가 뛰어나더라도 학교나 학점 점수에 밀려 면접 기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전략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SOC 발주가 한계에 달한 만큼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서다. 실제 내년도 SOC 예산은 26조1,000억원으로 2022년 28조원과 비교해 1조9,000억원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소통에 강점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남미·아프리카에 진출할 때 스페인어와 불어 전공자를 채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계약서 검토·작성을 해외사업부에서 하기 때문에 영어뿐만 아니라 현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수주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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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 2023-12-20 10:44:59
역학도 안 배우는 애들한태 뭔 토목일 시킨다고 하냐?
아... 어차피 일은 외주가 다 해서 배울 필요가 없구나!

ㅂㅈㄷ 2023-12-19 09:59:42
영어에 다른 스펙마저 빵빵하면 여길 올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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