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플랜트 EPC 엔지니어, 길 위로 몰리나
상태바
갈 곳 잃은 플랜트 EPC 엔지니어, 길 위로 몰리나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5.06.01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적부진 EPC 업체들 대량 감원 현실화
프로젝트 계약직 엔지니어 1순위 내몰려
재교육 등 업계 복귀 대책 마련 절실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대형 EPC사들의 감원 움직임이 시나브로 이어지고 있다.

1일 플랜트 EPC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원감축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현상은 연초까지만해도 가능성에 그쳤던 것에 비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인원감축에 가장 큰 원인은 수주실적 급감이다.

기존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상당수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반면, 작년 하반기부터 수주량이 급감해 당장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인력과잉 현상이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의 선제적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례로 A사의 경우 프로젝트 계약직 인원들에 대한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올해 600여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 동시에 추가적으로 인원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사 또한 본사 인원들을 포함 상반기 이미 400여명의 인원을 감축했으며 하반기 추가로 600여명의 인원을 줄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올해내 1,000여명의 인원이 회사를 등져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사의 경우 양사에 비해 감원 규모가 작을 뿐 프로젝트 계약직 인원들의 경우 재계약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프로젝트를 맡고 있지 않는 정규직 인원들에 대해서는 교육 및 대기발령 등의 형식으로 인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사의 경우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최근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대량 감원에서 기본급 5~7% 인상 결정으로 반전되며 내부 인원들이 한 숨으로 돌린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감원으로 인한 몸집 줄이기는 있었으나 이번 경우 단시간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이에 관련 내부 인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내 메신저에 직함과 부서가 표시되지 않는 인원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오늘은 동료가 사라졌다고 내일 내가 남아서 메신저를 지킬 수 있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고 토로했다.

▼ 감원, 피할 수는 없지만…

업체들의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인원감축 등과 같은 몸집 줄이기 움직임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전에 없었던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대형 실적부진이 이어진만큼 항상성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와 함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MF 이후 플랜트 엔지니어들의 감원으로 2008년 이후 엔지니어 부족 현상에 시달렸던 만큼 향후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의 상황으로 볼 때 감원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갑작스러운 감원 대상이 된 인원들은 다른 업체로의 이직이 아닌 아예 업계를 떠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전에 겪었던 엔지니어 부족 현상을 다시 한번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에서 업체들의 수주만 독려할 것이 아니라 감원된 엔지니어들이 다시 업계에 돌아올 수 있는 방안 역시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장지적으로 볼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들의 업계 이탈이다"며 "정부가 나서 재교육 강화와 연계 업계 취업 확대 등과 같은 장기적인 해법을 마련해 엔지니어들이 다시 업계에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