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오겠다
해외진출 시행착오, FIDIC집중교육으로 돌파하는 中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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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돌아오겠다
해외진출 시행착오, FIDIC집중교육으로 돌파하는 中國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5.07.23 16: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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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층 지시에 엔지니어링사-대학-협회 연계해 고급교육 열올려
AIIB 출범 맞물려 PM, 계약 등 매년 600명 FIDIC 수료자 양성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 지난주 중국 청도호텔 대연회장은 중국전역에서 몰려든 160여명의 엔지니어들의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중견급 이상의 핵심엔지니어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FIDIC 인증교육은 수강료만 16일에 700만원에 달하지만, 연간 600명으로 계획된 FIDIC엔지니어 과정은 이미 예약이 완료돼 있다. 중국엔지니어링협회-CNAEC와 베이징대학교는 내년부터 공동으로 FIDIC ENGINEER 자격을 신설하고 국내용이긴 하지만 FIDIC인증강사도 12명을 배출해 자체 교육시스템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공과계열 명문인 칭화대는 한술 떠 수강료만 1억원인 PMC과정을 운용하고 있다. 이쯤되면 교육이 아니라 핵심노하우 전수라고 봐도 무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G2 중국, 컨설팅분야에 눈떠 가= 중국은 ENR 시공부문 1,2,3위에 자국의 엔지니어링사를 랭크시켜 놓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분야는 전 세계 철도를 집어삼킬 기세다. 최근 모스크바~카잔, 태국고속철 등 철도로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한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원칙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마디로 철도만큼은 세계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는 것.

하지만 최근 주요 해외철도프로젝트에서 컨설팅분야에서 허점을 들어내면서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 한 계약전문가는 "중국은 하드웨어 분야인 시공에서는 경쟁력을 가졌지만 계약과 리스크관리 등 PM능력의 한계를 들어내며 해외진출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중국지도부는 발끈했고,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등 핵심3개부서가 공동으로 리커창 총리에게 컨설팅분야 육성방안을 건의했다. 리 총리는 2013년 바르셀로나 FIDIC에 300명의 엔지니어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베이징대-CNAEC 공동 FIDIC교육과정을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엔지니어링분야 강화는 AIIB설립과도 맥을 같이한다. 차기총장으로 내정된 진리췬(Jin Liqun) AIIB 사무총장은 최근 FIDIC집행부와 대담에서 "QBS 기반의 컨설팅 역량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AIIB 구매조건을 마련하고 있고, 국제기준인 FIDIC기준을 대거 차용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FIDIC교육을 중국의 핵심엔지니어에게 실시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CNAEC 관계자는 "교육비가 얼마가 투입되던 계약, 리스크 등 컨설팅 실패로 인한 손해보다 적을 것"이라며 "향후 아시아인프라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 컨설팅 역량강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한국 엔지니어링교육 평범한 엔지니어만 양산해= 중국의 컨설팅 역량강화와 반대로 한국의 컨설팅교육은 정부, 업계의 무관심 속에 수박 겉핥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협회를 통해 실시되는 엔지니어링 및 건설관련 교육은 대부분 고용노동부가 관장하고 있어 핵심역량보다 계량화된 수치만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산하 협회 및 교육원 교육 또한 등급상향과 보수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고부가가치와 상반돼 있다는 평가다.

그나마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해외건설협회 등은 PM, 리스크, 계약 등 해외진출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교육과정이 3일 내외의 단기교육으로 채워져 있어 심도있는 교육이 어렵다. 게다가 내국인만을 강사로 초빙할 수 있어 다각적인 선진엔지니어링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동부 교육은 사실상 다수의 고용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핵심엔지니어를 배출하는 특성화 교육과는 괴리가 있다"면서 "노동부나 엔협의 커리큘럼을 입문과정이라는 관점으로 운용하면서 최소 6개월~1년 이상의 고도화된 심화과정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무한 엔지니어링사의 교육투자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엔협과 해건협 과정은 전액 국비로 무료 제공되고 있지만, 매 기수마다 수강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무료라고 해도 교육자체를 인력과 비용을 낭비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계약, 리스크 등 핵심역량 교육의 경우 '공부시켜놓으면 다른 회사간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중국이 인당 수백만원을 투자해 해외PM전문가를 양성하는 마당에 무료교육에도 인색하다면 한국 엔지니어링의 해외경쟁력 확보는 요원한 일일것" 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EPC사들의 경우 저가수주와 PM능력 미확보 그리고 리스크 관리 실패로 수조원의 적자를 낸 전력이 있다"면서 "인재양성에 투입되는 소액을 아끼려다가 프로젝트부실로 기업의 존망까지 걸어야 하는 상황이 현재의 한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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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M 2015-07-27 18:19:55
정부도 문제지만 지원만 바라는 업계도 문제~ 정말 필요하면 지들 돈 내고 교육시키면 되는게 아닌가. 짠돌이들 돈 드럽게 안써요

솔몬 2015-07-27 17:16:23
중국은 교육비를 정부에서 전액 지원하는 걸로 아는데 그렇지 않나요?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협회에서 정책건의 하심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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