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EPC 신규 먹거리 찾기 '나를 돌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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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PC 신규 먹거리 찾기 '나를 돌아봐'
  • 이명주 기자
  • 승인 2015.12.04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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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기자
최근 업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EPC 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단순 EPC를 벗어나 고부가가치 영역 창출을 위한 장기 전략 세우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일종의 사업 개발이라고 할 수 있는 디벨로프먼트(Development)이다. 물론 이 중에는 자원 개발은 물론 사업개발, 금융개발 모든 분야가 포함된다.

발주자가 내놓는 사업을 수동적으로 받아 수행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사업을 개발해 분야를 확대하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창조경제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속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책에 대한 의구심부터 들 수 밖에 없다.

디벨로프먼트 분야가 향후 국내 EPC사들에게 고부가 영역이 될 수 있겠지만 맞춤 옷이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인 동시에 에너지 개발 기업인 Exxon mobil과 Royal Dutch-Shell은 각각 1882년과 1890년에 설립되어 100여년이 넘게 활동을 해오고 있다.

즉, 100여년이 넘는 개발 및 탐사 노하우와 함께 이에 적합한 전문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도 자원 개발 성공률이 50%를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하우는 커녕 인력도 없는 EPC사들이 성과를 낸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는 민자 발전사업과 파이낸싱 개발 또한 업체들의 장밋빛 전망과는 다소 거리감을 나타내고 있다.

민자발전의 경우 운영기간이 20~30년 이상에 달하는 상황에서 당장 수익성 문제에 직면한 동시에 자산 또한 넉넉하지 못한 EPC사들이 장기간 운영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파이낸싱 개발 역시 이미 대형 금융기관들이 즐비한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출지도 의문이거니와 파이낸싱에 집중하는 업체가 EPC 업체인지 금융업체인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새로운 먹거리가 희박한 상황에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나쁘다 볼 수 없으며, 당연히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전략을 추진하기에 앞서 보기 좋은 전략을 찾는 것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손자병법 모공편을 보면 知彼知己 百戰不殆(지피기지 백전불태), 不知彼不知己 百戰必殆(부지피부지기 백전필태)이란 말이 나온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아니하지만 적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백번싸워도 항상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2016년 신규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강점이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EPC 업체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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