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칸이 나눠진 실적, 엔지니어링경쟁력 저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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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칸이 나눠진 실적, 엔지니어링경쟁력 저하 원인
  • 정장희 기자
  • 승인 2017.03.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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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화된 PQ 고령고임금 부축이고 선순환구조 저해
발주처 전관 힘만 강화, 업계도 부조리 강화에 일조

(엔지니어링데일리)정장희 기자=얼마전 완주군이 발주한 완주폐수처리시설 고도처리사업 설계 유사용역 항목을 살펴보면, 하수도분야는 100%를 인정한 반면 상수도는 50%만 인정하고 있다. 지난달 양양군이 발주한 낙산도립공원 해제지역 관리계획도 마찬가지로 도시기본계획분야 엔지니어는 100%, 단지분야는 50%의 실적만 인정했다.

◆지반이라고 다 같은 지반 아니야= 발주처에서 해당분야를 지나치게 나누는 행태가 계속되면서 엔지니어링의 칸막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지반, 구조만 해도 철도, 상하수도, 수자원, 도로, 항만대로 각기 다른 실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계획도 마찬가지로 도시계획과 단지계획으로 실적을 분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도로엔지니어 K씨는 "노선을 선정하는 것은 철도나 도로나 마찬가지인데, 상호 실적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했다.

지반엔지니어 J씨는 "사면을 설계할 경우 도로사면과 철도사면의 차이점을 모르겠지만 실적은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게 기가찬다"면서 "땅이라는게 어차피 한가지인데, 분야별로 조각내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칸막이 업역, 인건비 부담에 고령화만 부축여= 분야별로 칸막이 쳐진 PQ는 엔지니어링의 선순환구조를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분야가 특정세분화될수록 고임금의 PQ용 엔지니어를 보다 많이 배치해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상하수도분야 지반이 통합되면 2명 고용할 엔지니어를 1명만 고용해도 된다"면서 "세분화된 상황에서 PQ엔지니어를 찾으려면 고령에 고임금자 밖에 없고, 결국 실무형 젊은엔지니어를 더 많이 고용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또한 세분화된 PQ는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글로벌 트랜드가 분야를 통합하는 형태 그리고 사업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엔지니어링사업을 운용하는데 반해 한국은 기계적으로 분야를 나눠 타분야에 대한 확장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발주처 권한 확대와 업계 스스로 자충수가 원인= 칸막이 업역은 각 발주처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역할한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즉 A발주처가 타 분야의 엔지니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당발주처의 퇴직자 영향력이 강화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 입장에서 칸막이를 나눠야 퇴직후 엔지니어링사 취업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출입하는 엔지니어링사를 다루기도 편한 측면이 있을 것"고 했다.

엔지니어링사 스스로가 칸막이를 나눴다는 주장도 지배적이다. 실적이 높은 엔지니어를 다양하게 보유한 대형사 입장에서 분야를 세분화해 중소중견사의 시장진입을 차단한다는 것. 또 엔지니어링사별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실적으로 발주될 수 있도록 영업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PQ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금액, 사업형태를 복잡하게 꽈버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업계 관계자는 "분야별 칸막이는 발주처와 각 엔지니어링사의 이익 때문에 십수년간 왜곡된 형태로 진화했다"면서 "더 이상 의미없는 칸막이는 통폐합해 젊은엔지니어가 중심이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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