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분석
[특집]해외건설경쟁력, 4가지부터 바꿔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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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11: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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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
연구실 이재열 연구위원

 최근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은 낮은 경쟁력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즉, 관련업체들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연구실에서는 현재 한국 건설산업의 현주소는 어느 수준이며, 경쟁국인 중국-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무엇을 개선해 경쟁력을 높여야할지 현재 상황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연구보고서(ENGINEERING INSIGHT 11월호)를 내놓아 시사점과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현재 해외 건설시장과 우리의 주소는
 현재 해외건설시장 규모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다가 지난해 3,0% 증가했다. 하지만 회복세가 미약해 해외건설시장 규모는 2012년에 비해 크게 못미치고 있다.
 그 중 2000년대 들어 크게 증가했던 화공플랜트 시장은 2012년 31.7%까지 늘어났으나 2017년에는 22.4%로 급락했다. 반면, 도로 및 수송인프라 공종은 2012년 25.6%에서 31.9%로 급증했으며, 건축의 경우 20.2%에서 23.3%로 견고한 성장을 유지했다. 이는 위축된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을 대신해 아시아와 미국시장이 부활함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아시아 시장은 2년 연속 전체 해외매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상승해 2017년에는 전체 매출액 중 26.5%를 차지했다. 미국시장은 2010년 셰일개발 붐 등으로 2017년에는 12.5%까지 급성장하며,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시장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러한 시장에서 한중일 3국은 선진국이 주도하는 설계부문과는 달리 시공해외건설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020년에는 전체매출점유율 중 40%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한중일간 명암은 한국 EPC 기업의 역 V자형 경쟁력 쇠퇴, 중국 EPC 기업의 비약적인 성장, 일본기업의 탈 중동 및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의 해외매출액은 2012년 400억달러를 초과했으나 2016년 339억달러, 2017년에는 257억달러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한국의 해외건설시장 점유율은 2017년 5.3%로 하락하는 역 V자형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체시장 점유율 이 3%대 중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중국은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점유율이 23.7%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건설 매출액이 2017년 1,145억달러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최초의 국가가 되었으며, 최근 2년간 해외시장에서의 수주시장 점유율이 39%에 달해 수주가 매출에 본격 반영되는 2020년경에는 해외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LNG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화와 선진국 시장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2015년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전체 순위 7위에 올라섰고 앞으로 우리나라 업체들과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중일 3국 중 한국의 다변화 속도는 느릿느릿
 지역다변화에 있어서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돋보이는 성과를 보였다. 북미-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매출을 보면 2017년 기준으로 일본과 중국은 각각 93.7억달러, 52.8억달러인 반면, 우리나라는 이에 크게 못미치는 10.4억달러에 불과했다.
 일본은 한국, 중국, 터키 등 후발 EPC국의 진입으로 과포화된 중동시장에서 벗어나 북미 등 선진국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해 북미-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매출비중을 2015-2017년 36-4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30.0%인 스페인, 20.7%인 독일에 이어 11.2%로 3위를 기록하며, 0.6%인 한국, 3.2%인 중국과 대조를 보였다.
 중국 역시 시장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일부 개도국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확대시킴으로써 안정적인 시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자금과 외교력을 앞세워 아프리카에서 시장점유율은 2014년 14.7%에서 2017년 59.8%까지 높아졌다. 
 이와 함께 우리의 텃밭인 중동시장에서는 2016년 134.2억달러에서 2017년 164.4억달러로 증가함에 따라 한국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중동지역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하며 시장점유율이 20.2%로 확대됐다.
 반면, 한국은 양국과 다른 양상을 보이며 3국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역별 매출구성을 보면 한국은 전체 매출의 96.6%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그 중 중동 및 아시아의 비중이 83.1%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건설업체가 선진국시장과 신흥시장국으로 시장을 다변화지 못했고, 유가변동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중동에 과다하게 의존함으로써 장기적 성장기반을 구축하지 못함을 의미하고 있다.

중-일은 공종별 경쟁력 강화로 한국 시장 잠식 中
 지역별 외 공종별 한중일의 해외사업구조를 보면 한국의 사업구조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한국의 발전 및 화공분야 해외시장 점유율은 각각 9.6%와 10.1%로 나타난 반면 건축과 토목의 경우 각각 1.6%와 3.8%에 그치면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 EPC기업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화공, 발전 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는 등 역량에 비해 다수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업들은 기본설계 등 고부가가치 업역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기 보다는 기존 경쟁사의 인력 채용 등으로 손쉽게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비핵심 역략의 사업분야로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1~2개의 공종에 집중하여 대형화와 전문화를 추진하는 중국과 일본의 경쟁사 대비 인력 및 역량 대비 핵심기술이 상이한 3-5개 다수 공종을 영위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경쟁력 확보가 어렵고 중동지역의 화공 및 발전플랜트 등에서 국내기업 간 과당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유지를 위해 선택과 집중화전략을 채택해 발전, 화공, 토목, 건축 등의 분야별로 공종을 전문화한 대형 기업을 육성했다.
 아울러 단일공종 또는 핵심기술이 유사한 공종을 1-2개로 단순화하고 공종분야에서 일류상품 육성으로 시장지배력 유지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1위와 4위를 기록하고 있는 JGC, Chiyoda는 화공플랜트 공종에만 특화하고 있으며, 2위 기업인 Obayashi는 토목공종, 3위 Kashima는 건축공종에만 집중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발전플랜트의 경우 2011년 발전산업 재편을 통해 중국발전공사인 PCC, 중국에너지엔지니어링공사인 CEEC가 해외시장에서 EPC-LSTK 계약을 통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건설엔지니어링인 CSCEC는 건축분야 전문화, 중국교통공사인 CCCC는 토목분야를 특성화하며 우리 기업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렵지만 4가지 실천만이 살길
 첫째 한국 EPC 기업의 공종별 전문화를 통해 모든 공종에서 해외경쟁력을 확보하고 플랜트 등 분야에서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방지해야 한다. 특히, 한국 EPC 기업들은 업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핵심 엔지니어링 역량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화공, 발전, 토목 및 건축기반 EPC 분야, 엔지니어링 기업, 기자재 전문기업으로 산업 생태계를 재편하여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둘째는 시공중심의 EPC 모델과 고위험 LSTK 계약방식을 축소하고 엔지니어링-PMC-O&M 등 사업모델과 LNG 등 고난이도 해외 사업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시점과 같은 방식으로 수주전략을 펼친다면 난이도가 낮은 분야에서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어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사업에 대한 수행 역량 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셋째는 기본설계, PMC 등 고급 기술력 역량확보와 선진국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국가간 M&A 등 비유기적 성장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해외에 거점을 둔 기업의 인수다. 선진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검증된 역량과 사업수행실적이 필요한 만큼 현지기업 인수 및 합작투자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도록 낙후된 국내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 국가기술자격제도는 기술사 등 기득권층이 형성되어 젊고 유능한 기술 인력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 이에 기술사 합격률을 대폭 상향시켜 배출자 수를 확대하는 동시에 폐지 방향으로 전환해 학력+경력 평가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최근 경쟁여건에서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해외 수주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구조다. 중동에서 절대적인 강자였던 일본이 2010년 이후 장기간 지속된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한국 등 후발국에 밀려 중동지역에서 수주가 단기간 내에 크게 줄어든 사례를 우리나라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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