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2공항, 도민의 뜻"…시민들 "국토부 대변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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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2공항, 도민의 뜻"…시민들 "국토부 대변인이냐"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9.02.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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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 제2공항 건설 강행에 대한 뜻을 내비치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원 지사는 20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즈음하여 제주도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제2공항 추진은 도민의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공항은 2015년 기준 연간 수용능력인 2,589만명을 초과한 가운데 매년 2,900만명의 이용객이 드나드는 만큼 만성 포화상태"라며 "활주로에는 2분에 한대, 추석이나 설 연휴 등에는 1분 43초에 한대 꼴로 항공기가 뜨고 내린다"고 덧붙였다. 

또 "제2공항은 제주의 수용능력을 넘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타당성 용역에서 추산한 2045년 제주기점 항공기 이용객 수는 왕복 4,500만명으로 이는 도민 왕래인원과 관광객 2,000만명이 포함된 숫자로 현재 관광객보다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산정한 것이지,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정부의 일방 통행식 추진이 이뤄지지 않도록 도지사가 무한 책임의 자세로 정부와 적극 교섭에 나서겠다"며 "반대도민들과의 더 적극적인 소통하고 지금 이 시대 제주도지사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도민의 뜻으로 알고 받들겠다"고 했다.
 
원 지사의 담화문 발표 제주도청 앞에서는 제2공항 반대를 주장하며 천막 농성 중인 시민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제주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인양 담화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원 지사가 확정 고시도 안 된 기본계획 용역에 대해 마치 제2공항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떠드는 것은 국토부의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도민 반대 여론을 호도하는 발언"이라며 "19일 제주도의회는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도의회에서 결의안을 발의한 상황에서 이런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누가 봐도 도민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영악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민노총 제주본부, 노동당 제주도당, 전농연 제주연합 등이 포함된 제주민중연대도 긴급성명을 통해 "도민들이 개발에 신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원 지사는 제주 미래를 위한 역사적 소명이자 결단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발 광풍으로 제주를 파괴할 제2공항을 분명히 반대한다. 사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것이 분명이 확인된 만큼 더 강력한 투쟁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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