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 신공항 건설사업비 8조원?, 접근 인프라 비용은 + α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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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 신공항 건설사업비 8조원?, 접근 인프라 비용은 + α조원
  • 이명주 기자
  • 승인 2021.03.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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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제시 사업비로 허브공항으로 육성 가능성 미지수
도로 및 철도망 등 추가 인프라 구축시 수조원 이상 추가 투입 불가피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로 방향을 잡으면서 표류되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정치적 원동력만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7조5,000억원에 국제 허브공항 건설 가능?

지난 2월 2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2006년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공론화된 이후 약 15년, 가덕도, 밀양, 김해 공항 확장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나온지 5년 만에 사업 후보지가 결정된 셈이다.

신공항 후보지로 입지를 올린 가덕도는 기존 공항들에 비해 공간제약이 덜한 섬이라는 환경을 갖춤으로써 운용 시간 및 항공기 비행 여건, 잠재적 확장성 등이 우수해 국내 제 2의 허브공항 후보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실제 2016년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륙여건은 김해공항을 군 전용 비행장으로 사용함에 따른 감점에도 불구하고 김해공항 보다 2배 높은 4등급, 향후 확장성은 최고등급인 5등급, 400m 이하 시정과 안개 등급은 후보지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각각 4.67, 4.35를 기록했다.

또 가덕도가 섬인 동시에 인근 부산신항 개발이 이미 마무리된 만큼 건설에 따른 생태계 훼손 문제 역시 가장 좋은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으며, 부산신항 및 녹산공단과 근접해 있어 신규 물류 전초기지로 입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여권에서는 기존 김해공항 연장안 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와 여권의 의지와 달리 실제 사업비 문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시의 추산 건설사업비는 7조5,000억원으로 2016년 ADPi가 추산한 건설비용 9조3,160억원에 비해 19.5%가 적은 금액이다.

문제는 부산시의 경우 국제선만 이용 가능한 활주로 1개인 공항 건설 방안을 제시했지만, ADPi는 국제선과 국내선 모두 이용 가능한 활주로 2개인 공항 건설에 초점을 두고 사업비용을 추산했다는 점이다.

이에 엔지니어링 업계 일부에서는 실제 국제 허브공항급 건설에는 추가 사업비를 예상하고 있다.

실례로 2017년 수원시가 추진한 공군 수원비행장의 화성 화옹지구 이전은 당초 사업비가 5조원이었으나, 업계에서는 추가로 수조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수원시와 시흥시가 수원 공군비행장을 화성 화옹 간척지구로 이전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시 추정 사업비는 5+α조원 이었다"며 "부지 조성을 위해 매립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군비행장에 비해 규모가 더 큰 국제 허브공항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7조5,000억원의 사업비가 부족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산시 주장처럼 국제선만 운용되는 공항으로 건설될 경우 국내선으로 사용되는 김해공항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가덕도 두 곳을 병행 운용하는 것에 대한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다"고 말했다.

수원비행장 이전 후보지로 거론됐던 화성 화옹지구
수원비행장 이전 후보지로 거론됐던 화성 화옹지구

접근성에 대한 비용 반영시 사업비는 수직 상승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직접 건설 비용에만 이목이 집중될 뿐 접근성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 허브공항 사업은 주변 도심권과 연계 정도에 따라 물류 및 이용객 이동량, 항공사들의 입주 여부 등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인천공항과 서울을 30분~1시간내 연결하고 있으며, 독일 최대 공항인 프랑크푸르트 공항 역시 30분 안팎, 일본 나리타 공항 40분~1시간 이내 도심과 연계되어 국제 허브공항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가덕신공항의 경우 도로 및 철도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허브공항 건설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2016년 ADPi는 보고서에서 철도 및 도로 접근성을 김해공항의 경우 5점 만점 기준 각각 4.15와 3.31점을 준 것에 비해 가덕도는 각각 2.06, 2.22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공항직원 이동 및 물류비 등에 들어가는 운용비 역시 김해공항이 5점을 획득한 반면, 가덕도의 경우 1.5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철도 및 도로 건설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덕대교를 통해 일부 접근성에 대한 해법을 확보한 도로분야와 달리 철도분야는 기존 경전선 이용과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수요 및 사업비 등의 변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철도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사업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부산신항까지 연결된 경전선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노선자체가 폭발적인 수요를 예상할 수 없는 만큼 투입 사업비 대비 수익을 장담할 수 없어 민간투자 방식은 실패할 것이다"며 "결국 정부가 주도하는 재정방식으로 추진이 필요하지만 사업비가 천문학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가능성은 미지수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나마 수요가 예상되는 부산도심 지하철 노선과의 연결 방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11㎞에 달하는 구간을 해저터널 건설 또는 대규모 교량을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가덕도와 거제를 잇는 교량과 침매터널 공사에만 2조3,000억원이 투입됐던 것과 비교해 볼 때 그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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