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국 탐방④-라오스] 코로나에 관광 문 닫힌 라오스, PPP 사업으로 경제 회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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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국 탐방④-라오스] 코로나에 관광 문 닫힌 라오스, PPP 사업으로 경제 회복 노린다
  • 김성열 기자
  • 승인 2021.12.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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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김성열 기자=라오스는 이번 코로나19 유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하나다. 전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라오스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가 수입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관광업에 몰두하면서 제조업 발달이 늦어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상태다. 라오스 재무부 관계자는 상반기 국가 재정수입이 당초 목표치의 40%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미 달러화에 대한 현지화 환율까지 6.5% 상승하고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라오스의 수입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라오스 중앙은행의 공식 환율과 사설 환전소의 환율 격차는 더 벌어진 상황이다. 이렇듯 라오스 낍화가 약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라오스 언론사인 비엔티안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간 라오스의 인플레이션 비율은 2.66%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에 라오스는 경제발전과 국민 복지 상승을 위해 공공 인프라 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새롭게 선출된 판캄 위파완 라오스 신임 총리는 내각 구성 이후 향후 5년간의 경제발전 계획을 통해 인프라 개발 의지를 보였다. 해당 계획에는 라오스 내 수도와 지방 도시 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인프라 균형 발전과 투명한 프로젝트 진행 등이 담겼다. 

▲라오스의 인프라 현황

라오스는 5개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내륙국으로 주변국과의 교류에서 교통 인프라가 가장 핵심적인 국가다. 하지만 라오스의 교통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 발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018년에 발표한 글로벌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라오스 인프라 경쟁력 순위는 137개국 중 102위라고 한다. 세부적으로는 도로 94위, 항만 127위, 항공 101위 등이다. 2019년 기준 라오스의 도로 총연장은 5만1,600㎞로 아세안 평균의 70% 수준이며 국도의 22%, 지방도의 91%가 비포장도로일 정도다.

최근 라오스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투자국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 12월 59억9,000만달러를 들여 라오스와 철도 사업을 추진했다. 이 철도는 중국 쿤밍지역에서 루앙프라방 등을 거쳐 라오스의 비엔티안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422.4㎞로 구성됐다. 라오스는 이를 바탕으로 대중국 무역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물류 운송에 힘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라오스 일각에서는 중국의 개입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라오스의 대외부채 중 46%가 중국에 대한 부채로, 라오스는 중국에 채무이행 일시 중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 이외에도 중국과 라오스를 잇는 총연장 440㎞의 고속도로 건설 사업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 사업이 많다 보니 벌어진 결과다. 중국을 제외한 국제사회가 라오스에 공여한 원조는 2008년 3억3,000만 달러에서 2017년 5억9,300만 달러로 연평균 6.7% 증가했고 대부분 무상원조로 추진됐다.

라오스 정부는 교통 인프라에 이어 물 산업 개발도 진행 중이다. 라오스 공공사업교통부 내 수도공급국은 깨끗한 물 공급을 목표로 비전 2035를 수립했다. 수도공급국은 수자원 역량강화부터 인프라 확대, 수자원 관리 시스템 확장 등 4개의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세웠는데 예산이 약 3억2,000만달러가 부족해 외부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방 지역에 대한 물 공급, 위생 인프라 확대에 98.9%가 투입되고 관리 역량 강화에 나머지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라오스 정부는 지난 2018년 발생한 세피안 세남노이 댐 붕괴 사건으로 수력발전댐 신규 투자 승인을 잠정 중단했고 경제성과 환경·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수력발전정책을 재수립할 예정이다. 

▲라오스의 엔지니어링

라오스 현지 엔지니어링사 수준은 기초적인 측량과 지반조사가 가능한 정도로 자체적인 토목설계까지는 무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 엔지니어의 초봉은 월급 기준 300~500달러 정도이며, 이후 월급은 연차와 경력에 따라 500~3000달러까지 벌어지는 등 천차만별이다.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A엔지니어링사에 따르면 책임을 맡은 프로젝트 매니저 단가는 한화 56만원, 지반 엔지니어는 35만원, 토양 엔지니어는 31만원이었다. 

라오스 현지에서는 라오스 증권거래소 상장기업 11개사를 제외한 기업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다. 또 한국처럼 도급순위 등을 분석하는 기관도 없어 라오스 엔지니어의 평균 임금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라오스의 엔지니어들은 프리랜서로 프로젝트마다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서 집계가 더욱 힘들다. 지난 2019년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라오스 평균 임금은 323달러고 라오스 내 외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은 6,500달러였다.

라오스의 엔지니어링사는 대표적으로 Lao Consulting Group Ltd. (LCG)와 Lao Transport Engineering Consultant(LTEC)이 있다. LCG는 모회사인 Montgomery Watson Harza New Zealand가 지난 1993년부터 운영해 온 라오스 사무소를 2000년 폐쇄하게 되면서 이름을 바꿔 설립됐다. LTEC은 지난 1982년 교통공학 분야 전문 회사로 설립됐다가 1987년 CDRI로 이름이 정해졌다. 이후 2002년에 CDRI는 현재의 LTEC으로 사명을 변경해 유지해오고 있다.

라오스 현지에는 수도 비엔티안 시의 라오 국립대학교를 제외하면 대학교가 많지 않고 고등교육 이수자도 적어서 엔지니어의 학업 수준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라오스에는 공립대학교 5개교, 전문대/직업학교로 공립 24개교, 사립 69개교가 있다. 전문대학교는 3년제, 일반대학교는 4년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라오스 정부는 TV와 라디오를 통한 원격교육을 적용했다. 교육체육부는 지난 3월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TV 교육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으며 라디오 영어와 라오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라오스 인프라 시장 진출 전망

라오스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인프라 개발은 도로, 교량 등 교통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먼저 한국CM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라오스는 국경인 메콩강을 따라 주변국과 이어지는 교량을 계속 건설 중이다. 태국과 라오스를 잇는 우정의 다리는 현재 4개 교량이 건설됐고 다섯 번째 교량이 건설 중이다. 라오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교량을 추가 건설하기 위해서 3억55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메콩강을 이용한 하천항과 남부 사반나켓에 내륙항도 건설하는 등 항만 개발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라오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비엔티안주 타날랭, 사바나켓주 사반 등 9개를 국제적 내륙항으로 지정하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에 2017년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 플랜 2025를 통해 ▲도로 9개 ▲철도 3개 ▲사업 진행 중인 사반항을 제외한 내륙항 8개 ▲물류기지 3개를 개발하겠다고 계획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중 베트남 동하항과 연결을 추진하는 총연장 220㎞의 사바나켓-라오바오 철도는 복선으로 건설할 계획이며 비용은 4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 인프라에 이어 라오스에서 관심 있게 추진 중인 분야는 바로 물 산업이다. 라오스의 물 산업 5개년 실행계획에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안전한 물 공급 분야에서는 5년간 약 3억달러가 투입되는 총 69건의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다. 이 중 7건의 공급 인프라 확장 사업은 2억4,000만 달러를 사용하게 된다. 위생 분야는 약 4억2,000만달러를 들여 총 44개의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다. 화장실 설치 등 위생 관련 프로젝트가 약 2억4,000만달러, 하수처리 플랜트 설치와 관련 인프라 확장이 약 1억7,000만달러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민관협력사업(PPP)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기 위해 PPP 법령 시행도 발표됐다. 라오스의 이런 선택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되고 원조사업도 줄어들면서 인프라 개발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도화 엔지니어링과 한국공항공사 등이 참여한 팀코리아 컨소시엄이 수주한 루앙프라방 공항 F/S 사업도 PPP 형태로 발주된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에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향후 라오스 진출은 PPP 사업 위주로 추진해야 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시공사와 엔지니어링사의 라오스 진출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1989년부터 2020년까지 이미 한국은 라오스에 7억5,262만달러 규모로 총 302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이는 중국과 태국 등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의 라오스 직접투자는 2018년 말 누적 기준 3.5억달러, EDCF 지원은 2017년 말까지 17개 사업에 5.66억달러를 승인했다.

지금까지의 실적을 바탕으로 통룬 시술릿 라오스 주석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라오스 정부가 다방면의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국내 모든 경제 부문에 대해 투자를 장려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PPP 담당부처의 공무원은 교통 인프라를 PPP로 개발해 이용료를 받는다면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져 PPP 프로젝트 분야가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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