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열전②]1,800억으로 10만여명 주거 ‘심시티’ 시흥시 공공하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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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열전②]1,800억으로 10만여명 주거 ‘심시티’ 시흥시 공공하수시설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0.07.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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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흔히 지역개발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것이 교통시설이다. 도로깔고 지하철 들어오고하는 교통인프라가 조성되면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이들보다 앞서 지역의 땅값이 뛰는 요소는 따로 있다. 상하수도다. 대규모 인구가 유입되면 사용하는 물의 공급과 처리방식이 선제되야만 실제 주거단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시설이 없으면 각종 수인성 질병이 창궐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2009년 계획된 시흥 배곧신도시와 은계 보금자리지구가 대표적이다. 낙후된 지역에 약 10만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면 기존의 시화하수처리장으로만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에 시흥시는 2011년 추가적인 하수처리장 건립에 나선다. 이산이 설계한 시흥시 공공하수시설의 탄생이다.

시흥시 방산하수도시설 계획평면도./이산
시흥시 방산하수도시설 계획평면도./이산

▲시작부터 난관…초연약 지반

현재 시설이 조성된 시흥시 월곶동 520-373 부지 일대(약 8.33㎢)를 방문하면 머릿속에 떠올린 하수처리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월곶 에코피아라는 시설이 전부다. 여기에는 야구장, 워터파크, 오토캠핑장 등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시흥 공공하수시설이 지하화돼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평온한 모습과 달리 사업초기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당시 프로젝트에 참가한 권진희 이산 상하수도 엔지니어에 따르면 사업지 일대가 초연약지반이었기 때문이다.

초연약지반의 경우 지반안정화를 위한 공법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재하성토(프리로딩) 공법이 적용되는데 연약지반 위에 흙쌓기로 압력을 가해 압밀침하를 시켜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공기연장이었다. 일반적으로 재하성토의 경우 약 6개월간의 절대적인 침하기간이 소요된다. 더욱이 당시 시흥시는 주민들의 대대적인 입주 전에 에코피아 공사를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던만큼 다른 공정에서 공기 단축이 절실했다.

이에 현장타설이 아닌 PC공법이 적용됐다. PC공법은 공장에서 생산된 자재를 현장에서 조립만해 바로 조립하기 때문에 거푸집을 만들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현장타설과 비교해 공기단축에 많이 이용된다. 이를 통해 에코피아는 6개월의 자연침하기간에도 불구하고 공기 연장 없이 사업을 예정됐던 준공일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시흥 공공하수시설 내부/시흥시
시흥 공공하수시설 내부/시흥시

▲일 6만8,000톤 처리하는 중대형 시설

사업초기 초연약지반에 의한 공기연장 우려를 불식시킨 끝에 하루 6만8,000㎥(톤)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흥시 공공하수시설이 건립됐다. 일반적으로 시흥 공공하수시설의 규모는 중대형급 규모로 분류된다. 은계지구를 비롯해 대야, 신천, 신현, 은행, 매화, 장곡, 월곶동 등 주민들의 하수가 여기로 버려진다. 배곧신도시는 기존의 시화처리장으로 물을 배출한다.

고도처리공법인 MSBR이 적용됐다. 당시에는 국내에 적용사례가 적은 처리방법이었다. 하천에 방류하기 전 오염물질을 최대로 정화하는 방법으로 혐기조-무산소조-호기조-SBR조-자외선 소독(UV) 단계를 거쳐 물을 버린다. 이 중 일부는 농업용수 등으로 재사용된다.

시흥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하수처리 질은 평균 ▲ph6.7 ▲BOD 5.1㎎/L ▲COD 11.6㎎/L ▲SS(부유물질) 4.5㎎/L등의 방류수질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평균적인 방류수질의 기준은 BOD 10㎎/L, COD 40㎎/L, SS 10㎎/L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뛰어난 정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수처리과정에서 우려됐던 악취문제도 이중 탈취 시설과 공기정화시스템 등을 도입해 없앴다.

권진희 엔지니어는 그러나 다소 사업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고 한다. 급격한 도시화로 하천의 물이 마르는 건천화 현상이 새로운 환경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사업을 진행했던 신천, 은행천 역시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다.

권 엔지니어는 “방류수 중 일부를 신천, 은행천 상류부 약 11.7km까지 압송해 하천의 건천화를 막고자 했지만 당시 소환경영향평가에서 신천 하류부 방류로 결정된 것이 다소 아쉽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곶 에코피아는 하수처리시설의 이미지를 깨고 매년 여름 워터파크 이용객이 늘어나는 등 국내 대표적인 친환경시설로 자리잡고 있다.

시흥 공공하수시설 조감도/이산
시흥 공공하수시설 조감도/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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