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현지르포] ②산토도밍고 하수사업
“중남미사업, 스페인어로 소통하고 기술적으로 컨설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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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현지르포] ②산토도밍고 하수사업
“중남미사업, 스페인어로 소통하고 기술적으로 컨설팅해야”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6.11.13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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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화 중남미현장 취재… 산토도밍고시 하수도시설확장사업
600만달러규모 EDCF 컨설팅… 현지업체 TAPIRUS社와 합사운영

(산토도밍고=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아마존, 갈라파고스 등 천혜자연을 가진 태양의 나라 에콰도르가 낙후된 하수도시설로 신음을 앓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인구증가와 난개발로 인한 현상으로 개발도상국 에콰도르는 한국이 겪고 또 극복했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지진피해현황조사 차 에콰도르를 방문한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해외수주지원단을 동행 취재 중인 본지는 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4대 도시 산토도밍고시에서 EDCF자금으로 하수도시설 확장사업을 하고 있는 건화 사업현장을 방문, 중남미에서 흘리고 있는 한국 엔지니어의 땀과 노력을 전하고자 한다.

건화는 에콰도르 현지 엔지니어링사 TAPIRUS와 산토도밍고시 시내 중심에서 합동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다. 에콰도르 국적의 최정문 중남미 지사장과 건화본사에서 파견을 나온 정남용 부장, 이제욱 차장을 비롯해 TAPIRUS 직원까지 총 40여명이 EDCF컨설팅과업을 진행하고 있다.

▲ 에콰도르 산토도밍고 건화 합동사무소 2016.11.08 - (우측하단부터 반시계방향) 김치동 엔지니어링협회 상근부회장, 최정문 건화 중남미 지사장, 윤미래 평화 전무, 박정준 엔협 과장(좌측 두번째부터 시계방향) 정남용 건화 부장, 김유백 진우 상무, 이제욱 건화 차장

▼ 기술적 컨설팅… 진입도로, 하천개선, 사면보강 과업 추가
현재 산토도밍고의 인구는 현재 30만명이지만 에콰도르 중앙에 위치한 교통중심지로써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해 2045년이면 46만4,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증가에 따라 하수처리용량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산토도밍고 A, B, C구역 7,000헥타르 중 건화는 B구역 4,500헥타르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하천만 12개에 달하는 이 지역은 물의 흐름이 실핏줄과 같다. 지형은 동고서저로 이 위를 수많은 도로가 엇갈리게 불규칙하게 놓여있다. 도로가 높아 낮은 하천을 따라 하수를 모으는 자연유하식 관로를 매설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또한, 건화는 하수가 배출되는 곳까지 조사했는데 모든 하수들이 처리되지 않은 채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다. 하천 및 방류구 수질을 조사한 곳은 산토도밍고의 강중에서도 큰 편이었는데 BOD 결과가 400~500이었다. 상당히 오염상태가 심각했다.

정남용 부장은 “건화는 2013년 9월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3월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실시설계기간이 길어져 한 달 전에야 설계를 마쳤다”며, “당초 프로젝트 목표는 하수관, 하수처리시스템을 향상시키는데 그쳤지만 최근 진입도로, 하천개선, 사면보강 등의 과업을 추가했다”고 했다.
 
뒤이어 “경사가 심한 계곡 형태 하천이었는데 우기 때 10~20m 비가 오면 집과 도로가 무너져 하천이 막히는 일도 다반사다.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난다”며, “계비온 옹벽이나 석축 등으로 하천경사를 보호해서 붕괴를 막고, 하상보호공을 설치해 하천 바닥이 손실되는 것을 막는 설계를 했다”고 강조했다.

당초에는 기존 도로를 따라 하수관을 묻고 대형 펌프장 2개, 소형 펌프장 5개, 관로 32km, 처리장 1,800톤 1개소 등을 설치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건화는 현장조사 과정에서 하천과 지형고를 고려할 때 간선관거가 도로에 묻히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 판단했다.

이제욱 차장은 “도로로 묻혔을 경우 약 60여개의 펌프장을 설치해야만 하고 땅을 더욱 깊이 파야하는 상황이라 대안검토를 통해서 노선을 도로가 아닌 하천으로 바꿨다”며, “당초 계획된 총사업비 6,800만달러로 43km 건설은 물론이고 도로추가건설, 사면보강, 하상보강까지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건화는 기존 합류식 하수시스템이 아닌 분류식 파이프로 설계했다. 이 차장은 “현재는 관이 하나라서 우수, 오수가 함께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합류식으로 가면 관용량이 너무 커지게 된다”며, “오수만 하수처리장으로 방류하는 설계를 했다. 우기에는 오버플로우로 하천으로 넘기고 평시에는 하수처리장으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 영어-스페인어 통역, 공학용어 많아지면 한계 있어
한편, 건화는 기술적인 컨설팅을 통해 발주처로부터 당초 F/S보다 크게 개선된 설계안을 제안, 현지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건화 엔지니어들은 아무리 기술적인 우위에 있더라도 파트나사, 발주처와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이 안되면, 제대로 사업진행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정 부장은 “1년 6개월 동안 발주처와 정기적으로 자주만나 서로간의 이해도를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며, “스페인어로 소통해야 하는데 통역을 써도 한계는 있다. 지금은 통역과정에서 실수를 잡아낼 수 있는 수준까지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됐다”고 했다.

이 차장은 “하수관로, 처리장에 대해 현지 엔지니어들이 경험이 부족해 수리계산법, 도면작성법 등을 가르쳤다. 지금은 현지 엔지니어들의 상세설계 수준이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그러나 스페인어로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영어-스페인어 통역사가 있지만 공학용어가 많아지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장은 “직원들이 언어적 역량을 키워가고 있지만 현지인들과 감정적인 부분까지 소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처음에는 현지 발주처가 건화는 단순히 돈만 벌기위해 왔다고 생각하고 지시만 내리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지금은 건화가 좋은 성과를 내기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깨닫고 서로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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