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C 버리고 성장세" 도화엔지니어링, 수주 1조원 시대 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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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C 버리고 성장세" 도화엔지니어링, 수주 1조원 시대 열까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5.07.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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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5,078억원 수주…4년만에 재도전
폴란드 거점 유럽시장 공략 박차

(엔지니어리엗일리)조항일 기자=도화엔지니어링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건설엔지니어링업계 최초의 수주 1조원 시대를 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도화는 올 상반기 5,078억원을 수주하면서 작년(3,423억원) 대비 48.3%의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2020년 기록했던 5,062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치다. 당시 상반기 수주를 바탕으로 도화는 연간 수주에서 8,938억원을 기록하더니 이듬해에는 9,158억원까지 수주를 끌어올리면서 1조원 클럽 가입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도화는 2022~2024년 3년간 수주실적이 8,184억원→8,800억원→7,742억원 등으로 등락을 오가면서 수주 1조원과 거리가 멀어져갔다. 그사이 유신과 한국종합기술 등이 오히려 격차를 좁히면서 도화의 아성이 무너지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던 중 올 상반기 수주에서 도화가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1조원 클럽 가입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갑작스런 정체기, EPC 축소 체질 개선 

2010년대부터 업계 1위에 올라선 도화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때 전통적인 토목 설계가 아닌 EPC 사업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기도 했다. 도화의 대표적 EPC 사업으로 분류됐던 태양광사업은 2010년대 초반부터 열을 올린 해외사업과 결합해 일본에서만 8건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EPC 사업 특성상 손실이 발생하면 수십, 수백억에 달하는 적자가 불가피한만큼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도화의 지난해 매출액은 5,827억원으로 전년대비 1.35%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33억원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는 EPC 프로젝트 충당금이 선반영된 결과였지만 EPC 사업의 양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계기로 도화가 EPC 사업을 축소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도화에 따르면 올해 도화의 EPC 수주는 600억원 수준으로 10여년전과 비교하면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신을 비롯한 상위사들이 EPC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간극이 좁혀진 것과 정반대의 선택을 한 셈이다. 

▲PMC 앞세워 해외시장서 자리잡아 

도화가 수주 1조원 클럽으로 가기 위한 핵심 대들보는 단연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이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도화는 2010년대 초반부터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현재 전세계에 수십개의 지사,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페루 친체로 신공항사업 수주는 최근 전세계 시장의 트렌드가 된 PMC 1호 수주라는데서 의미를 더한다. PMC 수주 이후 도화는 페루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모두 포함해 현재 40~50여개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메트로 1호선 PMC 사업을 따냈다. 당초 일본 JICA의 타당성조사(FS)가 이뤄졌지만 사업이 무산된 이후 10여년만에 재발주된 사업으로 도화는 페루에 이어 2호 PMC 사업을 수주하면서 PMC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럽에서 잇단 수주고를 올리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도화는 지난 2023년 폴란드 카토비체~국경~오스트라바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 설계사업을 수주하면서 폴란드와 첫 인연을 맺었다. 같은해 9월 도화는 폴란드 현지 철도 전문 엔지니어링사(CEPG, 현 도화폴스카)를 인수하면서 폴란드를 거점으로 한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도화는 올 상반기 폴란드에서만 4건, 1,000억원에 달하는 철도사업을 수주하면서 대폭적인 수주상승 효과를 맞았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영미권 회사의 텃새와 이의제기를 이겨내면서 따낸 성과들이다. 

이렇게 도화가 해외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배경에는 국내 재정사업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면서 리스크를 헷지 하고 있어서다. 도화는 상하수도 분야 실적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도화처럼 해외를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재정사업에서 입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진출을 했다가는 리스크 분산은 커녕 회사 자체가 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분야의 입지가 EDCF를 넘어 전세계 차관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스탠다드에 맞는 제도도 맞춰가고 있다. 도화는 지난달 윤리경영위원회를 발족하고 사내 준법통제기준 마련과 컴플라이언스 관련 사규 등을 제정했다. 도화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모두 하고 있는 제도"라면서 "해외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스탠다드 기준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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