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구조조정 때에는 진행 중 또는 신규 PJT 수습 난항 불보듯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실적이 부진한 EPC 업계에 대규모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플랜트 업계에 따르면 일부 EPC 업체들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소문의 진원은 역시 EPC사들의 실적 부진 여파 때문이다.
특히, 작년 실적이 재작년에 비해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몸살을 겪었고 올해 1분기 역시 수주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위기 탈출을 위한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작년과 재작년 거론됐던 인력감원에 대한 가능성이 올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S 업체의 경우 이미 인원감축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D 업체는 감원계획에 대한 기본 안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세부계획을 마련해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 외에도 이전에 대규모 감원이 없었던 업체에서조차 감원에 대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기존에 진행되었던 감원 폭에 비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10위권의 EPC사들 대부분이 5,000여명의 직원을 보유했던 만큼 1,000여명 이상의 대규모 감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모 업체에서 최근 감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현재 중간간부급 회의에도 관련 의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조만간 구체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EPC사들의 작년도 실적이 재작년에 비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큰 폭의 개선은 없었다. 여기에 1분기 수주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의 구조조정 유혹이 커지고 있다"며 "문제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에 진행됐던 감원 폭 역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련 업체 직원들의 불안감 또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무작정 감원, 결국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업계 감원 소문이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수익성 하락이 더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 손실 프로젝트들 중 상당수가 전문성을 갖춘 인력 부족에서 손실 폭이 커진 만큼 감원이 이루어질 경우 부실 해결은 커녕 사태를 수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당장 투입 인원 부족 현상을 다시 겪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책 없는 감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EPC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실 현장은 대부분 인력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작정 인력을 줄일 경우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을 뿐더러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업체들 사이에서도 인력 부실이 곧 경영 부실로 이어진다는 점은 알려져 있다"며 "이에 감원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 역시 섣불리 실행하지 못하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