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싱크홀 공포…“석촌동 함몰은 기우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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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싱크홀 공포…“석촌동 함몰은 기우에 불과”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5.05.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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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연, 오픈포럼 개최… “싱크홀, 도시의 땅은 무너지고 있는가?”
잠실주민, “롯데몰 피해 다녀”… 지반기술사 “토입자 유실 없어 안전해”

(엔지니어링데일리) 이준희 기자 = 석촌호수 저하에 대한 확실한 원인규명이 늦어지자, 잠실일대 주민의 싱크홀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대중의 우려와 달리 지반기술사는 “토입자 유실이 발생하지는 않는 만큼 석촌동 일대가 함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6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싱크홀, 도시의 땅은 무너지고 있는가?’를 주제로 제89차 오픈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정충기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국내 주요도시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선진국 주요 도시에서도 지반침하가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미국 휴스턴시는 194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까지 산업 발달로 지하수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2013년 3월에는 휴스턴 고속도로 인근에 넓이 9.1m, 깊이 4.5m의 초대형 싱크홀이 발견된 바 있다. 일본은 2011년 기준, 도시용수 중 24%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국 7개 지역에서 2.0㎢에 걸쳐 연간 2cm 이상 침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8월 5일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부근에서 깊이 5m, 길이 8m, 폭 2.5m 싱크홀이 발견되며 지반침하 문제가 본격적인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그러나 정 교수는 “사실 지반침하는 과거부터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며, “2010년 435개, 2011년 573개, 2012년 689개, 2013년 845개, 2014년 974개 등 연평균 20% 증가하는 만큼 이 추세라면 올해는 1,000개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 지반기술사, “지하수위 저하로 토입자 유실 되지는 않아”
잠실에 거주하고 있는 한 청중은 “롯데월드 몰 인근을 지날 때마다 가족들이 무너질 우려가 있으니 돌아서 가자고 한다”며,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는데 명확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다보니 잠실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송상영 도로안전과장은 “석촌호수 수위저하문제와 관련해 롯데측의 자료와 별도로 서울시, 송파구청이 전문기관에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며, “총 4개 기관이 의뢰를 받아 원인분석을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결과가 나오는 대로 모두 대중에 공개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황제돈 에스코컨설턴트 사장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성보다 감성적 판단이 앞서는 대중적 성향이 있는데 석촌동 일대의 땅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며, “토입자 유실여부가 관건인데 강수량에 따라 상시적으로 수위변동이 발생하는 지하수는 수위가 10m 낮아지더라도 토입자 유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재성 동일기술공사 지반본부장은 “석촌호수 시공당시 차수공법이 적용됐으며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조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강우량에 따라 지하수위가 상시적으로 변하는 송파구는 이미 암밀 침하가 완성된 지역으로 함몰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황제돈 사장은 “수위변동이 없는 구간이라 하더라도 5m정도의 서울시 지하수위가 공사과정에서 15m까지 내려가 10m가량 지반이 침하돼도 보수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고 통상 지하수위는 복원된다”며, “비록 자갈, 모래, 세립분 등 충적층인 서울지역 공사현장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면 세립분 유실로 공동이 생성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차수공법을 통해 극복가능한 영역이다”고 전했다.

다만, 황 사장은 “봉은사 근처 지하철 916공구에서 처럼 하수관이 누수되면 주변 토입자가 동반 유실돼 공동이 발생하게 된다”면서도, “상수도관은 과거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누수현상이 없어진 상황이다”고 전했다.

황 사장은 “지하철 5~8호선을 건설하던 1990년대 이미 지반침하 현상이 발견됐었지만 당시 정부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준공에만 초점을 뒀었다”면서도, “이제 관이 주도해 밀어붙이기식 공사를 하는 시대는 지난 만큼 엔지니어의 과학적 판단과 주민 설득이 전제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소 연구위원은 싱크홀 방지를 위해 수행 중인 국가 R&D과제를 소개했다.“지반굴착 기술개발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도심지에서 지반굴착 시 주변의 지하수 및 지반구조물에 대한 중장기계측을 수립 중에 있다. 또한 하수관거 되 메우기 과정에서 다짐이 제대로 안돼 발생하는 지반침하사고가 많은 만큼 고유동성채움재 설계시공 기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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