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 건설기술인 밥그릇 뺏는 기술사법 개정안 “안전 볼모 新카르텔” 논란
상태바
90만 건설기술인 밥그릇 뺏는 기술사법 개정안 “안전 볼모 新카르텔” 논란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0.12.30 11:40
  • 댓글 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설계 기술사 서명 의무화…없으면 징역·벌금형
업계 “절대다수 기술인, 사실상 무용지물”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공공부문 설계에 대해 기술사의 최종 서명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술사법 개정안이 엔지니어링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안전을 빌미로수십만명의 기술인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법이라는 지적이다.

30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술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3억원 이상 공공설계에 대해 기술사가 최종서명을 하도록 해 기술사 자격의 실효성 제고 및 공공안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기술사 서명이 없는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에 대해 엔지니어링업계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및 건설기술관리협회 등과 연계해 공동대응에 나섰다. 업계가 지적한 내용은 ▲안전확보는 적정대가 및 사업관리 영역 ▲엔지니어 육성 저해 ▲기존 엔지니어들의 권익 침해 등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기술인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한 대형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결국 또 안전을 볼모로 규제는 쎄고 기존 기술인들은 바보만드는 법안이 나왔다”며 “안전 문제는 적정대가와 사업관리로 풀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기술사는 엔산법에 의해 사업자 신고시 기술인 2인으로 인정받고 있고 PQ 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부여하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며 “사업 전권에 대한 책임까지 준다는 것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법안 통과로 기술사 만능주의가 되면 엔지니어를 꿈꾸는 청년층들의 유입과 기존 업계에 몸담고 있는 기술인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게 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오직 기술사만이 의미가 있다면 누가 업계에 오려고 하겠나”라며 “안그래도 따기 어려운 기술사인데 엔지니어링업계는 더 늙어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도 “이미 엔지니어링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기술사에 밀려 승진이나 임금인상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에는 회사를 퇴사하고 기술사 취득에 올인하는 등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사의 경우 이미 300~400명의 기술사가 있지만 중소사들의 경우에는 기술사조차 확보 못한 경우가 태반이어서 업계 전체에도 막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기술사법 개정 발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8~20대 국회를 통해 지금까지 다섯 번 개정안이 발의되고 폐기됐지만 꾸준히 상정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술사 취득이 어려운 국내 실정상 절대 소수인 이들이 업계 내에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려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현재 한국의 기술사 자격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합격률이 매우 저조하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건설엔지니어링 기술인는 약 93만여명으로 이중 기술사는 3만6,000여명, 전체의 약 3.8%에 불과하다. 신고된 건설엔지니어링사를 기준으로는 3,509개사 가운데 36%인 1,262개사만 기술사를 보유하고 있다.

C 엔지니어링사 대표이사는 “해외처럼 노멀한 자격증이라면 적격자가 충분해 권한을 강화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국내 상황에서는 그 많은 프로젝트를 소수의 기술사들이 검토한다는 것이 맞나”라며 “(개정안은) 일은 절대다수인 기술인이하고 서명만 소수 기술사가 하겠다는건데 부실해보이는 쪽이 어딘지는 명확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30일까지 입법예고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에는 현재 3,800여건에 달하는 찬반 의견이 등록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Eng 2021-01-03 21:09:02
기술사법 개정안이 90만 건설기술자의 밥그릇을 빼앗는다고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세요~

woo7176 2020-12-31 21:04:45
모든 건축물에 날인하고 책임지는 건축사로 인해 젊은 건축기술자들의 유입과 의지를 막는답니까?
협회에 가입하지 않는 업체의 기술자 경력은 일부만 인정해주면서 기술자들을 대면하는 듯한 기사...정말 우습군요.
적정대가만 30년 외친 엔지니어링 오너협회인 이 협회의 사장들은 야근비 제대로 안주고 다들 빌딩 올렸지요...그리고 계속
기술사 날인권은 반대 했습니다.

결국 오너들 밥그릇 빼앗길까봐. 기술자와 이 나라의 엔지니어링을 팔지 마시요..

Haa 2021-01-04 11:37:21
현재 기술인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보도하세요.
이공계 후배들이 기술사가 아니라 의사만 되고싶어하는 거 모르시나요?
기술사건 기술사가 아니건 작금의 기술인들이 용역업자로 전락하고 있다는걸 모르시나요?
야근을 밤낮없이 을중의 을로 고생하면서도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고 있는
기술인들 그리고 그 와중에 열심히 공부해서 기술사가 되신분들 모두 엔지니어 입니다.
엔지니어들의 홀대 받는 현실을 통찰하는 기사를 써주세요.

cs 2020-12-31 21:23:48
80년대 90년대 자격증이 있어야 건설업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격증을 따기위해 공부하고 학원가고 어떻게든 자격증을 따려고 했으나 어느순간 나라가 급속히 팽창하고 건설물량이 갑자기 늘어났으나 자격취득자수는 부족해서 대안으로 학경력자를 인정해주었다 그에 따라 자격증은 유명무실해지고 엔지니어링협회가 목소리를 높이며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거기에는 지국의 국토부 퇴직공무원도 자기들 밥그릇 때문에 계속 학경력을 주장한다 가방 최근에 기계설비법을 보면 여실히 알수 있음
세계 어느곳에도 없는 학경력제도 이것을 바로잡으려고 노무현정권때 노력해서 헉경력자는 특급을 받을 수 없도록 개선 되었으나 여전히 학경력자가 많이 배출되어 있어서 특급이 넘쳐나고 자격증은 무용지물이다
이를 바로 잡으려고 국회에서 여러번 시도 했으나 기존 엔지니어링협회의 기득권으로 매번실패히었다
국가는 선진국반열에 들어서는데 이런한 유명무실한 자증 가진자의 배태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격제도는 영원히

남현웅 2021-01-05 07:52:54
엔지니어링 협회는 기술자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해 왔나요? 기술자와 기술사 갈라치려 하지 마세요. 똑같은 기술자들입니다. 기술사가 잘되면 능력있는 기술자들도 기술사 되려할테니까요.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