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의문’ GPR 탐사 “5m 이내·장마철 사용 한계”
상태바
‘실효성 의문’ GPR 탐사 “5m 이내·장마철 사용 한계”
  • 정원기 기자
  • 승인 2024.04.24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하 62%, 지하시설물 노후화
“투과력 정확도·신뢰성 의문”

(엔지니어링데일리)정원기 기자=지반침하 사고 예방을 위해 실시되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시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땅속으로 침투되는 레이더 파장이 천심도(지하 5m)에 머물러 탐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GPR은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5년에 1회 이상 실시된다. 탐사를 통해 지하시설물과 주변 지반에 싱크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반탐사 전문업체 관계자는 “GPR은 전자파를 이용해 지하구조를 파악하고 지하시설물을 측량하는 장비”라며 “지표면에서 지하로 전자파를 방출한 뒤 반사돼 오는 반사파를 기록·분석해 지반침하를 탐지하거나 지하구조물을 영상화하는 비파괴탐사법으 교통체증 문제를 최소화해 도심에서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정확도에 대해서는 “GPR이 과도한 정밀성을 요구하는 장비가 아니므로 현재 국내 기술력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며 “핵심은 장비가 아니라 운용 기술력인데 우리보다 기술이 앞선 일본이 90% 수준이라면 현재 국내 기술력은 80% 수준까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반침하사고는 지하안전법이 시행된 2018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015년 186건에서 2018년 33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이듬해 192건으로 줄었다. GPR 탐사가 지하 공동조사 방법 중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히지만 일각에서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한다.

A사 관계자는 “GPR 탐사를 진행하면 지하 내부의 수분도와 지하시설물의 부식도를 파악할 수 있어 지반함몰이나 침하현상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면서도 “보수적으로 볼 경우 2~3m, 최대 5m 이내의 제한적인 탐사 범위 때문에 만능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마철에는 이용하기 어려운 계절적 한계도 문제로 거론된다. 비가 내릴 경우 레이더의 투과력이 낮아져 조사 결과에 대한 정확도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B사 관계자는 “장마철에는 평상시보다 흐르는 지하수의 양이 많아져 지반침하 위험도가 증가한다”며 “하지만 땅이 수분을 머금은 상태에서는 GPR 전자파 에너지가 깊게 침투하지 못해 투과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반침하 대부분이 지하시설물 노후화와 관리 부족으로 발생한다”며 “지반 다짐이 불량하거나 연약지반일 경우 침하 가능성이 크므로 토질 특성을 분석하고 상·하수관로 상태 점검, 기타 매설구조물 조사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반침하 사고를 살펴보면 하수관 손상에 따른 공동 현상이 40%로 가장 많았고 상수관 손상 19%, 기타 매설물 손상이 3%로 나타났다. 지하시설물로 인한 지반침하 현상이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C사 관계자는 “현재 GPR 탐사 장비와 기술에 대한 표준안이 없어 기업마다 제각각이고 사업 성과도 각기 다르다”며 “흙막이 가시설 시공 안정성 확보 기술과 지하시설물 유지관리 기술과 같은 지하안전관리와 연관된 국내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평균 5.2년 뒤처져 있어 기존 기술을 고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