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DA 대표격인 EDCF의 지난해까지 승인액은 31조원, 집행액은 14조원이다. 10년전인 2014년에는 승인액 11조원, 집행액 5조원으로 3배 신장됐다. 예산도 꾸준히 늘어 2020년 3조5,000억원이던 것이 올해에는 6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후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한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까지 선진국으로부터 13조원의 공적개발원조를 받아 SOC시설과 생산시설을 개발한 결과 기적처럼 수원국에서 벗어났다. 2009년에는 DAC, 즉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면서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된 세계최초의 국가가 됐다. 동남아 전역, 아프리카, 남미에 EDCF의 자금이 지원되고 있고 한국의 컨설턴트들이 우리 기술로 역대급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3조5,000억원으로 EDCF 사상 최대규모의 필리핀 해상교량 PGN까지 투자하며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형 ODA는 그 위상과 달리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통상 공여국에서 수원국으로 자금을 융자해 시설물을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자, 즉 컨설턴트를 선정하는 권한은 수원국에 있다. 그래서 EDCF에서 융자를 해줘도 사업자들이 사업권을 따기 위해 로비를 하는 폐단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돈을 꿔주고, 다시 돈을 주면서 사업을 따는 셈이다.
2014년 본 기자는 <로떼~락소이 재입찰을 통해 바라본 EDCF론…해외경쟁력 강화는 온데간데 로비와 암투만 남아>라는 기사를 작성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한국이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되면서 유무상원조인 EDCF, KOICA발주가 늘었지만, 업계 스스로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한국발 ODA사업이 도덕성을 잃어가…", "일본 관계자에 따르면 JICA의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한국의 엔지니어링사 가운데 부정당제재를 받지 않을 곳은 한곳도 없다…엔지니어링사의 잘못도 크지만, 이를 운용하는 EDCF측의 잘못이 더 크다", "한국 관계자는 상대편이 불법을 저지르니까 나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사업을 따내 10~20%를 수원국에 로비자금으로 바친다는 것…모두가 동시에 깨끗해질 수 없는 구조라면, EDCF나 KOICA 등 지원주체가 엄정한 잣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이다.
문제는 10년이 지난 현재도 그때와 폐단이 똑같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규모가 커지고 수단은 정교해졌다. 엔지니어링 기술력보다 누가 더 영업을 잘했느냐가 사업 수주를 좌우하고 있다. 아마추어 수준인 본 기자가 봐도 컨소시엄 구성만 놓고 보면 어떠한 회사가 사람을 대고 로비를 하는지, 누가 영업력이 강한지까지도 대번에 맞출 정도다. 종심제를 필두로 한 한국의 발주처 로비 폐단이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지켜보는 현지인 입장에서는 한국이 얼마나 우스워 보일지 걱정이다.
연말이면 윤곽이 잡히겠지만 적어도 상위 3~4개사의 수주액이 5,000억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10년전과 비교하면 중견이상 엔지니어링사의 수주액이 3~4배 늘었다. 엔지니어링사 수도 4,000개에서 두 배 늘어 8,000개에 육박하니 규모의 경제도 커졌다. 하지만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영업이익률은 많아야 3%고 대부분 1~2% 수준이다. 연봉도 어느정도 올랐다지만, 대기업이 상급지라면 엔지니어들은 수도권 하급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규모가 커졌는데도 파이는 거기서 거기인 이유는 로비, 전관으로 술술 세는 비용, 후진적 경영 때문이다. 안에서 세는 바가지 밖에서도 세는 건 운명이지만 적어도 한국형ODA를 등에 업고 해외에서도 국내에서처럼 분탕은 치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살살 녹으니 말이다.
이것또한 엔지니어링사 몫이며 지리적, 인종적 위험 또한 가는곳곳마다 존재한다~
정해져있지 않은 앞을~ 생명을 담보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나 KOICA나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의 생명수당따윈 용역비에는 포함되어있지 않다! ODA사업 인볼브의 유무로인한 이직률도 꽤나 심상치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