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경쟁 자제해야…JICA 롤모델 삼아야”
편집자 주 : 지난해 인구 1억명을 넘긴 필리핀이 글로벌 엔지니어링업계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전세계 MDB자금 유입이 빗발치는 가운데 한국도 EDCF를 통해 20억달러(2조9,100억달러) 지원을 결정하는 등 필리핀을 둘러싼 전세계 업체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을 하나로 묶는 교량분야는 최대 인프라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바탄~카비테 및 PGN 교량 등을 통해 필리핀 인프라 대전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일부 업체들이 필리핀 지사를 통해 시장에 진출한다. 엔지니어링데일리는 지난해 12월 필리핀 해외 취재를 통해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하고 필리핀 발주청 등을 만나면서 세계속의 한국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확인했다. 기획의 첫 순서로 현지에서 한국엔지니어링 지사장들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

▲각자 소개를 부탁한다
이연세 도화엔지니어링 지사장 : 2020년 1월에 발령받아서 현재 재직중이다. 도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토목, 플랜트 등을 시작으로 2017년에 공식적으로 지사를 세웠다. 현재까지 30여개 이상의 사업을 수행해왔고 현재는 7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이진호 유신 지사장 : 2024년 3월에 부임받았다. 여기 계신분들 중 새내기다. 아시다시피 현재 파나이-귀마라스-네그로스를 연결하는 PGN 프로젝트가 유신의 핵심 사업이다.

한형남 삼안 지사장 : 지사 설립은 작년 9월로 가장 늦었다. 플로드컨트롤(홍수대책사업)을 통해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PGN IDC(독립설계검토)에 도전하고 있다.
강용규 다산컨설턴트 지사장 : 2012년에 할라우강댐 프로젝트로 필리핀에 진출했다. 이후 마닐라에서 3건의 교량사업을 진행하면서 필리핀 시장에서 조금씩 발판을 넓혔다. 지사는 2020년에 설립돼 현재까지 오고 있다.
류재헌 경호엔지니어링 지사장 : 2016년에 진출해 필리핀의 대표 발주청인 DPWH 2개 사업을 진행했다. 총 15개 지구에서 사업이 진행됐는데 10개 지구는 사업이 끝났고 나머지는 계속되고 있다.

조재환 수성엔지니어링 지사장 : 2014년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필리핀에 부임했다. 내년이면 여기서 11년차가 된다. 철도기술사인만큼 수성이 필리핀에서 진행하는 일 대부분이 철도 분야다.
▲필리핀 시장 현황은
이(도화) : 최근 필리핀은 그 어느나라보다 핫한 시장이다. 최근 몇년간 필리핀으로 ODA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발주는 도로와 교량쪽 전망이 매우 밝다. 한국업체들이 내년(2025년)에 추가적으로 지사를 설립한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그만큼 뜨거운 나라다.
이(유신) : 필리핀 정권차원에서 교통분야 인프라에 주력하고 있다. PGN과 같은 교량사업이 대규모로 발주되고 있는 것도 같은 일환이다. 교량뿐만 아니라 모든 교통인프라 분야가 그렇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DPWH나 항만, 공항, 철도를 주로 발주하는 DOTr(필리핀 교통부) 몰려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강 : 지형적으로 7,000여개의 섬으로 파편화 돼 있다보니 국가발전에 발목을 잡히는 필리핀이다. 국가를 부흥시키기 위한 교통망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실제 필리핀 정부는 전 국토를 연결하기 위한 도로망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한 : 아무래도 삼안은 후발주자다보니 우리가 잘 하는 걸 집중할수 밖에 없다. 특히 우리는 물 분야가 강점인만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홍수대책사업을 잘 이끌어서 확장해나가야할 것 같다. 실제 클락쪽에서 상하수도 사업을 준비중이다. 또 하나는 필리핀 시장에 BIM 적용을 하는게 목표다. 우리는 자체적으로 BIM을 만들었다보니 디지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싶다. 실제 DPWH 직원 70여명을 불러 교육을 진행하고 수료증을 전달한 적이 있다. 이들이 신기술에 상당히 목말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류 : 우리도 우선 플러드컨트롤 쪽에 집중할 계획이다. 필리핀에서 제일 처음에 시작한 사업도 홍수대책사업이었다. 또 하나는 엔지니어 육성을 통해 필리핀 시장에 뿌리를 깊게 박고자 하는게 우리의 전략이다. 실제 필리핀의 로컬 엔지니어들과 함께 일하면서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ODA사업에 대한 기술력 향상 뿐만아니라 사용자들이 만족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장기적 목표다.
조 : 올해까지 수성이 필리핀에서만 수주한 금액이 408억원이다. 프로젝트는 철도가 대부분이고 PGN과 같은 일부 교량 접속도로가 있다. 앞에서 말씀해주신것처럼 필리핀은 교통막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철도도 마찬가지다. 예정된 사업이 정말 많다. 특히 우리는 LRT2 연장사업 4개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산미구엘 민자사업 MRT7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우리가 수행하는 것중 가장 큰 프로젝트다. PMC 위의 IC(독립설계검토)로 참여하고 있다.

이(유신) :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교량으로는 PGN 뿐만아니라 민다나오섬의 팡일 교량 프로젝트도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상쪽으로는 세부신항만이 있고 입찰진행중에 있는 두마게띠, 나니아(니노이아키노) 현대화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현재 유신의 매출에서 해외수주 비중이 15~20%다. 필리핀에서만 해외수주의 50%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도화) : 아까 말한대로 현재 7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4개사업이 상수도 프로젝트다. 아무래도 우리는 한국에서도 상하수도를 주력으로 하다보니 이를 발판으로 영역확대를 꾀하려고 한다.

강 : 필리핀의 도로들은 필연적으로 해상교량이 될 수 밖에 없다. 다산은 국내외 장대교량에 대한 설계감리에 대한 경험이 많아서 향후 필리핀 사업에 다산이 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업체간 과도한 경쟁에 대해 말이 많은데
강 : 한국은 EDCF와 같은 타이드론에서도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일본, JICA같은 경우는 업체들 간 협업이 잘 되는 것으로 안다.
조 : 말씀하신대로 JICA가 롤모델이 되야 한다. 그들은 싸워도 크게 싸우지 않는다. 우리끼리 경쟁이 너무 심하면 남는게 없다.
이(도화) : 세금이 만만치 않다는걸 잊으면 안된다. EDCF 사업에 대해서도 일반사업과 똑같이 세금을 부과하는게 현재 필리핀 실정이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EDCF 사업에서만큼이라도 경쟁보다는 업체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