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클럽맨④]윤석용 제일엔지니어링 상무 “한국형인프라 DNA 보급, 젊은 엔지니어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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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④]윤석용 제일엔지니어링 상무 “한국형인프라 DNA 보급, 젊은 엔지니어 손에 달렸다”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2.05.19 10:5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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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코로나 이후 공공발주물량의 폭주와 300% 이하로 고정된 PQ중복도로 업계 내 치열한 엔지니어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PQ완화 등으로 중견사의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안그래도 부족한 MZ세대 엔지니어 이동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지가 입사 후 한곳에서만 근무하고 있는 업계의 로맨티스트들을 만나봤다. 네 번 째 순서로 제일엔지니어링에서 22년째 근무하고 있는 윤석용 상무를 만나 엔지니어로서의 삶, 업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IMF시기에 입사했다. 어렵지 않았나

다른 사업과 달리 국가 위기 사태에서 호황을 맞이하는게 인프라 사업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순환시키니 건설엔지니어링업계는 그만큼 경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내가 회사에 입사할때만 해도 엔지니어링사는 구인이 활발했다. 입사 이후에도 크게 어려웠던 기억은 없다. 당시에는 문닫는 회사가 부지기수에 월급 밀리는 회사도 많았는데 우리회사는 그런적이 없었다. 당시 첫 월급이 100만원이 조금 안됐는데 그때 웬만한 대기업들 수준과 비슷했다.

▲이미 탈토목 기류가 있었지 않나

나보다 먼저 엔지니어링사를 들어간 친구들이 있었다. 막연하게 설계하고 그런게 재밌을것 같았는데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니까 꿈이 명확해졌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할때도 취업담당 교수가 어느분야로 가고싶냐 물어봤을 때 고민없이 설계 엔지니어링이라고 얘기했다. 때마침 그때 제일에서 학생추천을 받아 면접을 보고 입사하게 됐다.

물론 나때도 토목과 나와서 엔지니어링사 가능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 시공사나 공무원에 지원해 갔다. 그때는 시공사와 엔지니어링사 연봉 차이가 크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단지 시공사 가면 전국 현장을 다녀야 하는게 싫어서 엔지니어를 선택했다. 탈토한 친구들도 많았는데 당시가 IT, 벤처붐이어서 그런 이유도 컸다.

▲자녀들에게 엔지니어를 권해봤나

내가 입사했을 때, 선배들은 더했겠지만 엔지니어링업계 자체가 3D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시간에 쫓기고, 야근도 많고, 일에 투자해야할 시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여년을 지내면서, 또 요즘 젊은 엔지니어들의 생활을 보면 전반적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오지 않으려고 하는 그 현상 자체가 향후 엔지니어의 가치 상승을 불러올 수 있는만큼 우리 아이들에게도 추천해볼 생각은 있다. 일단 첫째 딸아이는 어릴때부터 선생님에 대한 꿈이 강해서 이미 문과를 택했다. 그래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둘째 아들에게 권해볼 생각은 있다. 현재는 영화감독이 꿈이라고는 하는데 언젠가 한번은 말해볼 요량이다.

▲현재가치를 더 중요시하는 요즘세대다

젊은세대는 직관적인데 나때의 토목이나 현재의 토목이나 그 이미지가 하나도 변한게 없다. 변화가 좀 필요하다. 실제로 이미 일선 대학들에서는 그런 변화가 생긴지 오래다. 서울대는 지구환경, 연대는 사회환경시스템 등으로 학과의 이름 자체에 변화가 생겼다. 물론 그 안에 토목, 도시, 건축 전공 등을 두고있지만 이미지 변신을 위한 자체적인 노력들이 업계 밖에서부터 이뤄지고 있다. 영어의 Civil Engineering과 한자인 토목이 담고 있는 범주에도 현격한 괴리가 있다. 마땅한 대체 용어가 당장 생각나지는 않지만 용역을 엔지니어링으로 바꿨듯이 이미지 탈피가 가장 시급하다.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영어를 모국어, 1외국어로하는 개도국의 경우에도 Civil Engineer는 평균 GDP대비 10배의 연봉을 받거나 하면서 좋은 대우를 받는다. 그런데 우리는 개도국 시절에도 토목과 다닌다고 하면 “나무 잘깎냐”라는 질문을 받을정도로 이미지가 특정하게 굳어져 있었고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세대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요즘 친구들은 자신만의 선이 명확하다. 이걸 지켜줄 줄 알아야한다. 개인적으로 후배 엔지니어들과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일단 나이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불편해 한다는걸 알고 있다. 그래서 초대자리가 아니면 일부러 자리에 끼지 않는다. 비슷한 연차의 그룹에서 고민도 나누고, 선배들 욕도 해가면서 그래야지 윗사람들이 자꾸 그런데 가려고 하면 안된다.

고민해결을 위한 접근 방법도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젊은 엔지니어대부분은 멘탈적 문제에서 오는게 강하다. 정신무장을 얘기하는게 아니라 치열한 업무 속에서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일은 많은데 아이들이 커가는 시점에서 이러한 고민과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부서는 휴직을 권하기도 한다. 실제로 쉬고 오면 대부분 다시 열심히 일한다. 이러한 부분을 잘 캐치해서 적극적으로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하면 결국 입소문도 나고 하지 않겠나. 그들의 고민에 대해 회사가 압박하거나 하지 않고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 제일이 그래도 업계에서는 이직, 퇴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다. 이런 과정과 문화들이 누적되면 젊은 엔지니어 유입은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우리업계만의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특히 신입인력 부족은 미국이나 우리나 매한가지다. 2011년에 평택미군기지 합사를 나가서 미국 엔지니어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도 60~70대 시니어 엔지니어들이 일을 했다. 젊은 엔지니어는 없었다. 바꿔말하면 다른 직업과 달리 사실상 정년이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사실 어떠한 직업이고 커리어 최고의 자리에 있기 위해서는 숙성의 시간은 당연하다. 과정없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건 드라마 뿐이다. 엔지니어도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엔지니어는 20여년정도 커리어를 쌓는다면 기술, 금융, 법조 등을 총괄하는 PM 위치에서 타직군보다 더욱 빛을 볼수도 있다.

▲발주처에서 오는 허탈감이 크다

결국 겪어봐야 안다. 물론 여전히 구시대적 마인드를 가진 발주처들도 있지만 요즘 공무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하면서 합리성을 띄는 발주처들도 나오고 있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 차이가 있기때문에 그 체감 정도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다는 얘기다.

여담이지만 요즘에는 블라인드(직장인 커뮤니티)와 같은 것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회사를 비교하고 하는것들이 가능하다보니까 나보다 더 나은 직장인들을 보면서 괴리감을 느끼는 것 같다. 더군다나 정부부처를 발주처로 하는 우리 일에 대해서 젊은 세대의 허탈감이 이해도 간다.

그리고 사실 이러한 것을 모두 뛰어넘고 싶다면 결국 해외로 나가면 된다. 특히 도로만 놓고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미 안깔린 곳 없이 다 깔려 있어서 정부예산이 유지내지는 축소의 양상을 보이는데 해외는 널리고 널렸다.

▲해외수주가 열악한 우리 아닌가

물론 해외사업 대상이 대부분 개도국이다보니 환경이 열악해 체류하는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내 경우에만 해도 남아공, 미얀마,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에 가봤는데 환경이 뻔하지 않겠나. 환경은 열악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가 좋다. 그래서 오히려 일하는데 있어서는 진짜 엔지니어다운 일을 경험해볼 수 있는게 해외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부터 4년간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찰린지 구간(140km) 유료고속도로 PPP민자사업을 수행한 적이 있다. 탄자니아에는 아직까지 고속도로가 없는데 당시 대통령 제1공약 사업일 정도로 메가 프로젝트였다. 탄자니아의 경부고속도로로 불리는 프로젝트에서 민투자들을 모으기 위한 타당성조사, 기본설계를 진행했다. 이때의 경험이 개인적으로 큰 자산이 됐다.

그리고 요즘 젊은 세대는 똑똑하다. 젊은 엔지니어들이 우리보다 더 잘할거라 생각한다. 아이디어에 한계가 없다. 실제 우리회사 후배들중에 해외로 나가고 싶어하는 엔지니어들도 많다. 또 여행으로 나가는것과 일로 해외를 나가는 것은 얻어오는게 천지차이다. 여행으로 가면 그나라를 말 그대로 가보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일적으로 나가면 그나라의 문화나 사람도 사귀고 할 수 있고 그걸 토대로 본인이 하고싶은 다른 사업을 펼쳐볼 수도 있다. 현재 토목을 전공하는 예비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꼭 말하고 싶다. 세계는 넓고 할일은 넘쳐 흐른다.

▲엔지니어, 다시 할텐가

좋은시절과 암흑기를 모두 겪어봤다. 경기적 측면에서는 모든 사업이 그렇듯 사이클이 반복되지만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라던지 하는 것들은 평균적인 곡선이 확실히 우상향하고 있다.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주저없이 엔지니어를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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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30 18:57:48
MZ 이탈 막는 법을 왜 기성세대한테 질문하고 묻습니까?
MZ 세대한테 물어봐야지요. -_-;;;;
기자님 좀더 연구하셔야 겠습니다.

롤롤 2022-05-20 07:10:20
자기들이 힘들다고 남 훈수질하네ㅋㅋ일부터 잘하고 떠들어라

탈토탈토 2022-05-19 18:01:53
발주처도 문제가 많지만 20년 넘게 업계에 있으면서 점점 추락하는 업계를 그냥 보고만 있었나?
이렇게 망가저 가는걸 지켜만 봤단 말인가? 그러면서 후배들 문제만 탓할 건가?

ㅇㅁㅈㅇㅁㅈㅇ 2022-05-19 17:47:07
이런현실에서 자식에게 토목엔지니어 추천한다는건 애 죽이겠단 소리 아닌가 ;ㅋ

ssffssff 2022-05-19 15:42:37
아이들한테 토목을 추천하시겠다고요? 저는 저희 아버지한테도 토목 추천 절대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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