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연의 건설과 금융]공항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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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의 건설과 금융]공항이야기
  • 엔지니어링데일리
  • 승인 2020.08.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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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도 공항도 너무 어렵다. 글로벌하게 확산된 코로나의 영향으로 각 나라 정부가 외국인의 출입국을 통제하기도 하고, 국민들 스스로도 다른 곳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사스나 메르스 때도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공항만 그런 것은 아니다. 프랑스 드골공항, 싱가폴 창이공항, 영국 히드로공항, 호주 브리스번 공항 등 세계 주요 국제공항들의 승객수도 급격히 감소하였고 그에 따라 몇몇은 신용등급도 떨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급격한 항공 승객 수 감소는 당연히 민간 항공사 및 민영화된 공항 입장에서도 치명적이다. 공항의 수입원은 주로 항공매출과 비항공매출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항공매출은 항공교통처리와 관련된 서비스 및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착륙이나 주기장 및 격납고 이용, 탑승교 이용 등등이며, 비항공매출은 항공교통 처리 목적이 아닌 공항의 수입 증대를 위한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토지나 건물, 시설물 임대, 항공유 판매수익, 주차장 수입 등등이 포함된다.

인천공항은 전체 수익 중 비항공매출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유럽의 다른 허브 공항들과 비교해 볼 때, 항공매출의 비율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과거 나온적이 있다.

다만, 유럽지역의 항공 노선과 인천공항이 다르고, 또 일부 전문가들은 고객만족을 통해서 오히려 비항공수익을 70%까지 올리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단순한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됬든, 1987년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및 북미의 공항들이 민영화 되었는데, 자연적 독점이라는 공항의 특수성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일반적으로 규제당국에 의해서 매출이 관리되는 규제자산으로 포함된다.

이 규제요금 산정시, 앞서 언급한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을 고려하게되는데, 민간사업자가 공항의 운영이나 확장 등을 이유로 투입한 돈이 100원이라고 할 때, 이 100원을 적정하게 보상해주기 위해서 항공수익만 고려할지 아니면 항공/비항공 수익을 모두 고려할지에 따라 Single till, Dual till로 구분할 수 있다.

Single till의 경우 그 해 필요한 100원에서 비항공수익을 제외한 나머지 필요금액만 항공수익을 통해 회수할 수 있도록 규제 요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착륙료나 주기장 격납고 이용비 등 항공사 입장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요금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는 결국 우리가 내는 항공 티켓 비용과도 연결이 될 것이다.

반면 Dual till은 비항공수익을 그대로 민간사업자에게 주고, 오직 항공수익만으로 필요한 100원을 충당하게끔 요금을 산정하므로 자연스럽게 항공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증가한다.

규제요금 개념 (출처: Behind the regulatory till debate(ACI))
규제요금 개념 (출처: Behind the regulatory till debate(ACI))

따라서 자연스럽게 항공사는 값이 저렴한 Single till을 선호하며, 또한 결과적으로 비항공매출도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여행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니 Single till을 적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항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결국 공항 운영 및 그 수익성에 대한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사실 때문에 꼭 그렇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무슨말이냐 하면 항공사는 수익이 나는 노선을 선정하여 취항지를 결정할 수 있지만 공항입장에서는 취항지로 선택받을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시설에 대한 투자를 해야하니 이런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Dual till을 적용하면 항공사의 부담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공항을 이용하는 비행기 숫자도 줄어들어서 공항이 조금 더 효율적이고 한산해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즉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승객에게 그만큼의 여유로움이라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앞에 정말 수많은 사람이 티켓팅을 위해 서있거나. 출입국 심사대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그런 어려움을 통과해 도착한 라운지에서까지 정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는 차라리 비행기에 먼저 타있고 싶단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 말이다.

인천공항은 민영화되지 않아 Single till이니 Dual till이니 상관은 없지만 리스크와 그에 따른 수익, 요금을 바탕으로 한 수요-공급 곡선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경제논리는 공항에서도 작동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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