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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①]우면산 터널 요금은 왜 2,500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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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4  16: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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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회사는 강북이어서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하게 되면 경기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타야한다. 그러면 거의 열에 아홉은 우면산 터널을 지나가게 된다. 이때 기사님은 항상 물어보신다 "우면산 터널로 갈까요?" 이미 지쳐서 얼른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해달라고 하면 우면산 터널 톨비는 택시비에 붙어서 나중에 같이 계산된다. 뭐 택시비 몇 만원에 2,500원 더 붙는 거야 커피 한잔 안 사먹으면 그만인 일이다. 하지만 매번 물어봐야하는 기사님이나 답해야 하는 손님이나 귀찮기는 매한가지.

그나마 우면산 터널 요금이 2,500원이라 다행이지 만원쯤 했다면? 택시기사님이 손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우면산 터널을 지나가는 날이면 필시 싸움이 날것이 뻔하다. 그러니 그런 고민하지 말라고 2,500원만 했겠지.

여기서 이 2,500원이란 금액의 수준을 PPP에서는 Affordability 라고 한다. Affordability는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우선 PPP사업이 정부의 장기적 재정에서 소화 가능한지, 둘째, 민간이 자본을 충분히 확보할 만큼 Financial market 능력이 되는지, 마지막으로 이 사업의 이용자가 톨비를 낼 수 있는지.

여기서 이 마지막 부분에 해당 하는 것이 바로 2,500원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념에서 접근하면 2,500원은 20년, 30년 동안 PPP 민간사업주가 벌어들일 수 있는 미래 수익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즉 최대 얼마만큼 돈을 들여서 터널을 뚫어야 하는지, 얼만큼 은행에 돈을 빌려야하는지, 더 나아가서는 최소지급보증(Minimum Revenue Guarantee, MRG)이 얼마가 돼야 하는지, 수요 예측이 실패했는지 등과 연계되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수요 예측 실패', '국민 혈세의 낭비'. 아주 자극적이면서 뉴스와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특히 공항철도나 경전철 이야기가 나올 때 더욱 그러하다. 그러면서 "수익률 예측에 실패한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라는 전형적인 아나운서 멘트가 나올 것쯤은 쉽게 예상이 될 것이다.

너무 직관적이지 않은가. 한 민간 회사가 공항철도를 몇 십년동안 장기 운영하는데, 정부와 맺은 계약상 최소 보전기준이 있고 조사보고서보다 훨씬 낮은 이용률 때문에 정부가 민간 회사에게 계속 돈을 줘야한다면 그것도 내 세금으로, 당연히 열 받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그 뒷면을 보면 조금 다르게 접근해 볼 수 있다.

일단 도로나 철도와 같은 교통 PPP의 경우 통행 수요와 요금, 즉 물량과 단가의 합이 미래의 수익이고 이를 '미래의 현금 흐름' 이라고 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전적으로 '미래의 현금 흐름'을 토대로 대출을 해준다. PPP사업이 최소 70%는 대출금으로 채워진다고 볼 때 매우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다. 이해관계자는 절대로 돈을 잃고 싶어 하지 않고 이미 빌려달라고 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는 PPP 사업의 '미래의 현금 흐름'이 매우 현실적이며 실현가능하고 탄탄하기를 바랄 것이다.
 
PPP사업을 추진하는 민간회사도 대출을 받기 위해서 '미래의 현금 흐름'을 탄탄하게 하려고할 것이다. 그래서 교통수요 예측, 다른 말로는 Demand Risk를 없애고 싶어하는데 이때 정부에서 MRG라는 카드를 내 놓으면, 모든 사람이 해피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최소한 MRG가 보장하는 미래 수익은 100% 실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대주단 유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형태의 유인 방법도 존재한다. 우면산 터널 톨비를 우리는 2,500원 내고 있지만, '미래의 현금 흐름'을 보강하기 위해 정부가 차량 당 7,500원씩 민간회사에게 주는 계약을 맺었다고 하자. 은행 입장에서는 MRG보다는 덜 매력적이지만 어쨌든 7,500원을 더 받음으로써 자신이 빌려준 돈의 원리금을 예정대로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기 때문에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를 Shadow toll 이라고 부른다. 이 방식은 Demand risk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수도 공급이나 하수처리와 같은 사업에 많이 사용된다.

자 그럼 여기서.. 여러분들은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좋아 그건 알겠고, 내 세금으로 결국 은행들 원리금 갚는데 쓴다는 것 아니오. 그래서 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야?"

지금까지 길게 풀어서 설명한 이야기의 핵심은 "PPP사업을 하려면 사업비의 최소 70%나 차지하는 은행의 입맛을 맞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즉 그들의 입맛을 맞춰주는데 MRG가 매우 매력적인 카드인 것은 분명 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보수적인 수요 예측과 Affordability의 영향을 받은 요금을 적용하여 만들어진 '미래의 현금 흐름'작성하고 각종 민감도 분석을 통해서 보수적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을 추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했음에도 충분히 이익이 날 만한 사업이면 MRG 없이도 잘 추진이 됐을 것이고, 그렇지 못해서 MRG나 정부 보조금이 필요한 사업이라면 대안을 찾거나 사업을 접었어야 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럼 대체 이 사업들은 왜 추진이 된 것인가. 아마도 정부의 공공투자 계획상 매우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입장에서 PPP는 하나의 공공조달 방식이고 일반적으로 재정사업보다 자산 및 서비스의 생애주기 비용(Life cycle Cost)가 적게 발생한다고 분석되는 경우 PPP 형태를 도입한다. 즉 공항철도 든 우면산터널이든 MRG가 없이는 미래의 현금 흐름이 탄탄하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혹은 그걸 극복할 만큼의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 수요예측이라는 비난은 사실상 무의미 한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사업이었으면 어쨌든 우리 세금인 재정사업으로 추진했을 것인데, PPP 방식이 그나마 생애주기 비용 상 더 저렴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여러분의 세금은 어쨌든 쓰였을 것이다. 다만 정부 입장에서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을 운영기간동안 줘야할 세금과 재정사업으로 만들어진 고속도로 톨비인 1,000원보다 1,500원 더 비싼 요금으로 나눠서 충당했을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개념을 해외 PPP사업을 추진할 때 적용해야한다. 해당 사업이 정말 그 나라가 꼭 필요해서 MRG나 기타 보증도 불사하고 해줄 것 같은 사업인지. 혹시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해당국 정부로부터 MRG나 Shadow toll을 조건을 받아낼 수 있는지. 이것도 저것도 불가능 하다면, 지금 검토한 수요 분석 모델이 얼마나 보수적이고 타당한지. 수요 예측에 영향을 줄 심각한 요소는 없는지. 수요 분석 모델을 가지고 산출한 '미래의 현금 흐름'으로 은행을 설득 할 수 있는지. 현지인들이 정말 이 요금을 내고 사용을 할 것인지. 다 모르겠고 여전히 Demand risk는 열려있는데 아무도 보증해주지 않고, 사업은 추진해야겠는데 정부의 의지는 떨어지고 있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Toll비를 걷는 것은 정부에게 일임하고, 나는 그냥 정부로부터 매월 일정금액의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만 받는 Government pays PPP(BLT이나 BLT와 같은)로 계약 형태를 변경할지. 다양한 방면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김재연 대림산업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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