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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②]민자도로 요금인하는 포퓰리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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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3  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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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고속도로 통행 요금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인하돼 도로공사 수준으로 낮아진다.

정부가 마련한 민자요금 로드맵의 요점은 민자고속도로 요금을 재정도로의 1.1배 내외로 낮추는 방안이다. 요금 인하는 현행 30년인 민자고속도로의 운영 기간을 50년으로 연장하는 식의 사업 재구조화 방식과 사업자와 협상을 통한 자금 재조달 방식으로 나눠 진행한다.

1단계에서는 2020년까지 총 3개 노선에서 사업 재구조화, 4개 노선에서는 자금 재조달 형태로 요금을 낮춘다. 2단계에서는 2022년까지 2개 노선 사업 재구조화, 2개 노선 자금 재조달 방식, 그 이후 3단계에서는 이들 노선의 요금을 관리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참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당장 내가 다니는 노선의 통행료가 줄어들었으니 말이다.

PPP 사업에서의 요금은 미래의 기대수익을 이야기한다. 원론적으로 PPP 사업에서 수반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이를 기초로 대출을 진행한다. 미래의 기대 수익은 물량과 단가의 곱 (Price x Quantity)이고 여기서 단가는 곧 요금이니까 요금의 변동은 사용자들 뿐 만 아니라 민간사업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요금의 인하는 공공의 선을 위해 정부와 민간사업자와 협상 하에 사업의 미래의 기대 수익을 조금 포기한 것일까? 사업 재구조화와 자금 재조달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일단 지금 언급하는 사업 재구조화나 자금 조달은 요금의 인하를 위해 하는 방법들인데 개념은 간단하다.

우선은 계약기간을 3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하는 방식의 사업재구조화를 통한 요금인하이다. 민간회사는 300원을, 대주단은 700원을 투자해 총사업비 1,000원 사업을 30년간 할 예정이고, 30년 동안 벌어들이는 미래의 기대 수익은 1,300원이라고 하자. 즉 원금 외 나머지 300원으로 대출금의 이자나 금융비용, 각종 세금 및 출자자의 배당까지 가져가는 구조이다. 이때 이자비용은 30년 동안, 매년 5원씩 총 이자로 150원을 사용 한다고 하자.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일단 할인율 개념은 무시하기로 한다.

여기서 계약기간을 50년으로 연장하여 추가 20년이 생겼다고 보자. 어차피 은행 입장에서는 150원의 이자를 받으면 되므로 50년간 3원씩 이자를 지급하면 된다. 또 미래의 기대수익인 1,300원도 30년이 아닌 50년간 회수하면 되므로 1년에 벌어야하는 매출이 43원(1,300원/30년)에서 26원(1,300/50년)으로 변경된다. 통행량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요금을 17원 줄여도 된다. 미래의 기대수익도, 은행이 가져갈 이자도, 배당액도 큰 차이가 없다. 자금의 재조달은 어떠한가? 정확히는 ‘자금의 재조달 이익공유’가 맞다. 당초에 계획했던 형태의 자본구조, 출자자 지분, 타인자본 조달조건 등을 변경해 출자자의 기대수익을 극대화 하고, 이때 발생한 초과 이익분에 대해 공유, 즉 그만큼 요금을 낮추는 것이다. 자금의 재조달은 민간사업자와 주무관청이 맺은 실시협약의 변경을 수반하므로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자기자본, 후순위채 등을 증감시키는 등 자본구조의 변경과 타인자본 조달금리, 상환기간 등 타인자본 조달조건의 현저한 변경을 통해 자금재조달이 이익을 만들어 내는 경우에 가능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미 시행된 서울외곽 일산~퇴계원 구간 자금 재조달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표는 자금재조달의 형태는 다양하나 출자자를 변경하거나 자본금을 줄이고 후순위 차입금을 늘리는 등 돈을 조달하는 방식의 변경이 주요 골자다. 이를 통해서 사업에 필요한 1,000원 이라는 돈을 똑같은 구해오더라도 금융비용이 적게 발생하게 만들어 300원 내에서 이익을 더 만들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그 이익은 출자자의 수익으로 연결된다.

정부입장에서는 그 이익을 전부 혹은 절반을 요금인하, 즉 미래 기대수익을 줄이는 것에 활용하자는 것이 자금 재조달 이익 공유의 내용인 것이다.

어차피 자금 재조달을 해도 선순위 대출금을 낸 대주단 입장에서 원하는 원리금은 계약기간동안 챙겨가니 문제가 없고, 출자자는 요금을 인하해도 당초에 예상했던 수익률을 침해 받지 않는다. 이미 자금 재조달을 통해 이익을 만들어 냈으니까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당장의 요금은 인하되어서 좋으나 계약기간이 늘어났고 민간사업자도 정부도가 손해를 안보니 포퓰리즘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우리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PPP의 도입과 VfM-Value For Money 개념이다.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원론적으로 PPP를 도입하는 이유는 정부가 하기 귀찮아서 혹은 민간과 상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이를 KDI-PIMAC에서는 적격성이라고 한다. 계약기간이 10년이든 100년이든 PPP로 적격하다는 것은 VfM가 나온다는 의미이고 가성비가 좋다는 것을 말한다.

운영기간이 연장되어 후대에 짐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 십분 이해가 된다. 아빠가 1,000원씩 30년 동안 직장생활 하면서 내면 끝날 사업인데 계약기간이 늘어서 아들도 커서 1,000원씩 20년 더 내야 하니깐 미안한 마음에 그러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기간이 늘었다고 해서 민간사업자든 대주단이든 정부든 누구도 크게 이득을 보지 않는다. 그게 주무관청의 역할이니까. 단지 가성비가 더욱 올라갔다고 표현하면 될까.

해당 인프라가 정부에 기부체납돼 정부가 보다 낮아진 운영비를 걷든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면, 가성비가 안 좋긴 해도 처음부터 재정사업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만큼 큰 돈의 정부 예산 지출이 일시에 발생하니 지금 당장 써야할 곳에 쓰지 못하게 된다.

그럼 요금을 재정사업수준으로 강제로 낮춰서 시민들 부담을 줄이자고? Shadow toll 개념을 적용하면 불가능하진 않다. 예를 들어 2,500원 하던 요금을 1,000원으로 낮추는 대신 1,500원을 정부가 민간사업자에게 주면 된다. 계약기간이 늘지도 자금 재조달도 필요가 없다. 사용자 주머니에서 나오던 돈이 국민 전체의 세금에서 나가게 되는 것일 뿐 민간사업자에게 가는 돈은 동일하다.

어차피 내가 내는 세금이야 동일하고 1,500원 내 주머니에서 나간다고 해서 세금 감면해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라고 반문한다면? 그렇다 1,500원의 사용자의 부담이 늘어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1,500원씩 나가야 했던 정부 세금으로 모여서 부의 재분배에 쓰이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요금인하와 포퓰리즘의 문제는 우리의 세금이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쓰이지 않다는 불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내가 1,500원씩 요금을 더 냄으로써 내 주변에 필요한 곳에 세금이 쓰인다면 괜찮은데, 반대로 특수활동비로 바뀌어 정치인 생색내기에 사용되니 말이다.

김재연 대림산업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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