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28]당신의 신용 등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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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28]당신의 신용 등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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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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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큰 필요성을 모르지만 돈이 필요할 때 신용 등급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대출을 받기 위해서 신용등급을 조회하기 때문이다. 조회된 신용 등급이 높지 않으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힘들고 2금융권 이하로 가서 더 높은 이자율의 대출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신용카드 발급 받을 때도 신용등급이 중요하다. 신용 카드라는 것이 개인의 신용을 담보로 카드사에서 먼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니 신용 등급이 낮다는 의미는 상환 불능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당연히 신용 카드 발급이 어려울 수 있다.

기업이나 국가도 신용등급을 평가 받는다. 다들 알지만 국제적으로 크게 3개의 신용등급 평가기관(S&P, 무디스, 피치)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S&P와 무디스가 전세계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양대 산맥이고 피치의 15%내외라고 한다. 최근 대림산업은 건설회사 최초로 S&P로부터 신용등급 BBB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무디스로부터 Aa2를 유지하였고 베트남은 9년 만에 S&P로부터 BB-에서 BB로 상향된 신용 등급 평가를 받았다.

우리가 PPP사업을 고려할 때 Bankability를 이야기하면서 국가 및 유관기관의 신용등급을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신용 등급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신용 등급이 높다는 것은 그 국가나 기업이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투자에 적격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일까?

일단 신용 등급이라 함은 신용 리스크에 대한 의견을 의미하는데 신용 리스크란 개념부터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바젤 2에서는 자기자본 규제 대상 위험으로 3가지의 리스크를 언급하는데, 신용 리스크, 시장 리스크 마지막으로 운영 리스크가 그것들이다.

신용 리스크는 거래 상대방의 신용상태 불확실성을, 시장 리스크는 시장 가격의 변동에 따른 자산 가치의 하락을, 마지막으로 운영 리스크는 부적절한 내부 관리로 인한 위험을 의미한다.

여기서 바젤이라는 것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G20국가들을 포함하여 국제적으로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을 규제하고자 만든 하나의 국제적인 통일 기준 혹은 모범 규준으로 현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보다 강화된 바젤 3(2010년)까지 나와 있다.

그 역사가 어찌되었든 간에, 자본시장의 입장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자기자본의 질 악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취약성 등을 보완하고자 관리하는 리스크 중에 하나가 신용 리스크이고, 그것을 평가하는 국제적인 기준이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시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신용등급이 높으면 그만큼 안정적이고 투자할 가치가 높다는 것인가? S&P가 만든 “신용 등급의 핵심 요소에 대한 설명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신용 등급은 신용 리스크에 대한 의견을 의미합니다. S&P의 신용 등급은 기업이나 주정부, 시정부와 같은 발행사가 금융  채무를 적시에 전액 상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 및 의지를 평가하는 S&P의 의견입니다. 또한 기업이나 지방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신용도 및 해당 채권의 부도 확률을 평가하는 의견이기도 합니다."
"신용 등급은 투자가치에 대한 지표가 아닙니다. 투자자는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신용등급을 활용할 수 있으나 신용 등급 자체가 투자가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신용 등급은 특정 투자에 대한 매도, 매수, 보유에 대한 권유 혹은 자산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가 아닙니다. 또한 투자의 적절성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신용 등급은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의 한 부분을 이루는 '신용도'를 의미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부도시 투자자의 투자 자금 회수에 대한 전망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S&P 신용등급 평가 의견(출처 S&P 신용등급의 핵심 요소에 대한 설명서)
S&P 신용등급 평가 의견(출처 S&P 신용등급의 핵심 요소에 대한 설명서)

즉 신용 등급 자체가 투자대상이 부도나지 않을 확률을 보장하거나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아니고 신용 리스크 측면에서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참고자료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서 단순히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예정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만 말하는 것이다.

신용 등급이 투자에 대한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Developer들이 해외 PPP 사업에서 신용 등급이 중요하게 이유는 실제로 돈을 빌려줄 대주단의 신용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며 이것이 Bankability와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PPA 계약이 있는 사업에서 Off-taker가 장기간 상품을 구매를 해야 할 의무, AP나 MPG 사업에서 정부가 지급할 의무 등등 각종 관계에서 계약 당사자의 신용을 평가할 가장 인지도 있는 지표가 결국 Off-taker나 국가(정부) 신용 등급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외 PPP사업을 할 때,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보증 요구를 통한 안정된 future cash inflow를 확보해야할 뿐 만 아니라 실제로 그 보증이 이행될 것인지에 대한 해당 국가(기관)의 신용 등급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신용 등급 자체가 그 국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국가 리스크가 크거나 작다는 것을 100% 대변 하지 않음에도 말이다.

Sovereign Risk Indicators 2019.4.11(출처:S&P Global Rating 홈페이지)
Sovereign Risk Indicators 2019.4.11(출처:S&P Global Rating 홈페이지)

PPP선진국이라 불리는 북유럽과 호주, 북미 시장에서 왜 PPP사업이 많고 투자가 활성화 되고 있는지, 반면 아프리카나 남미, 동남아시아에서는 수많은 계획과 사업, 사업설명회가 있고 그 저변에는 인프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F/C가 되는 PPP사업이 적은지는 위에 있는 지도를 통해서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럼 이런 국가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ODA자금을 통한 정부 발주 사업이거나 중국처럼 국가 차원의 자금 지원을 통한 개발사업이 유일한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K-EXIM이나 K-SURE를 통해 지급 보증을 해주거나 직접 투자하는 등 다양한 상품들 생겨나고 있으니 분명 국가 차원에서 해외 PPP 시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말이다.


김재연ㅣ글에 대한 의견은 이메일(laestrella02@naver.com)로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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