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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⑥]슬램덩크를 통해 바라본 민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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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31  1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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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를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한때 대한민국의 농구 붐을 만들었다가 유유히 사라진 슬램덩크, 필자도 슬램덩크를 보며 농구를 시작했으나 고등학교 때 길거리 농구에서 무참히 조롱당하고 난 뒤 동네축구로 전향했다.

서로 너무도 달랐던 북산고의 5명이 조금씩 단점을 보완하면서 하나가 되는 모습, 아무것도 모르던 천재 강백호가 천재처럼 급성장 하는 장면. 거기에 각 팀들의 ACE들이 보여주는 매력들이 한 곳에 어우러진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북산고 주인공들의 협업을 보면서 일반적인 민관협력 사업의 이해관계자들을 매칭시켜 볼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송태섭. 송태섭은 팀의 포인트 가드로서 공격의 완급과 공의 배급을 담당한다. 모든 공격의 시작이 송태섭이라고 하면 과언일까? 어쨌든 공격의 중심에서 공을 배급하고 때로는 본인이 직접 슛도 하는데, 이는 PPP 사업구도의 중심에 있는 프로젝트 회사 즉 특수목적법인, SPV와 닮아있다. 프로젝트 회사는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서 초반에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주체로, 후반에는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송태섭 혼자서 모든 공격을 만드는가. 아니다 팀 밖에서 북산고가 경기를 잘 하기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관리해주는 코칭 스탭들이 필요한데 한나가 바로 그 역할이다. 송태섭을 어르고 달래주면서 말이다. PPP 사업에서도 SPV가 사업을 잘 추진할 수 있도록 내 외부의 전문가 스탭들이 필요한데 이들과 SPV가 잘 어우러져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추진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

다음으로 듬직한 주장 채치수는 팀의 센터로 항상 골밑을 담당한다. 공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포지션으로 키도 크고 힘도 세다. “리바운드를 장악하면 경기를 지배한다.” 결국 골밑에 있는 센터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스테판 커리 때문에 요즘 농구의 분위기도 살짝 달라졌지만 전통적으로 경기 시에 센터의 득점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능남고 역시 변덕규와 같은 센터가 있으니 든든하지 않던가. 윤대협만으로는 역부족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인 PPP에서는 대주단일 수 있다. PPP는 기본적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고, 보통 PF라는 금융조달 방식을 사용하여 전체 사업비 중 약 65%~80%가 대주단에 의해 채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정부보다 대주단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프로젝트가 맘에 안 들어서 채치수가 파리채 블로킹이라도 날리면, 그간 고생한 프로젝트회사와 정부의 공은 코트 밖으로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

이어서, 불꽃남자 슈팅가드 정대만. 스테판 커리가 한 경기에 40점 50점씩 넣기 전까지 3점 슈터는 경기의 조력자로 흐름을 반전시키고 팀이 힘든 상황에 빠졌을 때 힘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했다. 슬램덩크에서도 정대만이 필요할 때 하나씩 넣어주는 3점 슛이 극적으로 표현될 때가 많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한편이 3점슛 하나 때문에 나온 회상씬으로 채워질 때도 있으니 말이다. PPP에서 3점 슛터인 슈팅 가드는 정부이다. 물론 정부고시민자사업에서는 정부가 밥상 다 차려놓고 입찰 판을 벌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프로젝트의 초반 일 뿐 결국 돈을 대고 사업을 이끌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3점 슛이 잘 들어가면 프로젝트도 그만큼 쉽게 흘러가는데 그렇지 않다면 매우 어려워 질수도 있다. 여기서의 3점 슛은 정부가 제시하는 각종 규제, 정부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 전체적인 프로세스나 인허가들로 민간 사업자에게 불합리하게 적용되어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질수록 경기는 어렵게 흘러갈 것이다.

이런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안경선배 권준호이다. 비록 Best 5안에 들지 않아서 매 경기에 나오지는 않지만 중간 중간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 Off-taker를 닮았다. 사업에 따라서 off-taker는 매출을 전담하고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향상 시켜주는 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백호와 채치수가 혹은 송태섭과 정대만이 싸울 때마다 중간에서 열심히 조율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감초, 권준호에게 잘 어울린다.

서태웅, 고교생 농구라고 보기엔 너무 과한 능력의 소유자. 말도 없고 시크하며 엉뚱한 것이 매력적이다. 서태웅의 단점을 뽑는다면 약한 체력이라고 할까. 그것을 제외하면 투지나 실력이 어마어마해서 미칠 지경이다. 그가 담당하고 있는 스몰 포워드는 만능이어야 하고 팀의 ACE로 항상 활약이 기대가 된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할까. PPP사업에서 서태웅은 EPC Contractor라고 할 수 있다. 사실 EPC Contractor는 CI로 참여도 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비용을 차지하는 EPC 계약도 수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CI는 투자금 중 가장 먼저 돈을 투입하고 맨 마지막에서야 배당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서 회사의 자금이 PPP 사업에 가장 오래 묶이기 때문에 굉장한 압박감이 있다. 마치 팀 ACE로서 팀 승리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서태웅 같이 말이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PPP사업의 고정 Starting member로 CI는 보통 EPC 계약 수주에 대한 경쟁을 피할 수 있고, 통상 약 5년의 공사를 통해서 공사도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민간사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바로 완공 리스크이다. 완공이 되기 전까지 해당 구조물은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없고 운영도 못하게 되므로 일단 완공만 하게 되면 보통의 PPP 사업은 수익을 내거나 청산을 통해서 충분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또한 EPC 자체도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는가. 그 리스크를 오직 EPC 계약금액 안에서 처리해야하니 만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만 5년 안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나니 체력이 약한 서태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드디어 강백호. 파워포워드인 강백호는 사실 센터를 보조하면서 몸싸움과 실제 골 밑 득점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강백호가 몸싸움은 엄청났지만 골 밑 슛이 되지 않아 다들 깔보았는데, 어느 여름이 지나 골 밑 슛을 익히고 나서 다들 놀랐던 그 장면 기억할 것이다.

더군다나 강백호는 초반부터 체력이 너무 좋다. 경기에서 지칠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것을 보면 참 경이롭다.

이런 역할은 바로 운영사와 연관이 있는 듯하다. O&M 계약은 통상 완공이 된 이후로 20~30년 동안 이어지고 실제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기간이다.

OI로 투자자에 참여하기도 한다. 대주단의 PF도 이 기간에 발생할 수익을 바탕으로 대출승인을 하는 것이다. 실제 20~3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매출을 발생시키니 파워포워드처럼 센터를 도와 골밑에서 득점도 해야 하고 체력과 몸싸움도 좋아 골밑을 지켜야 한다. 그러니 장기간 센터인 채치수와도 친해져야만 한다. 이 어려운 것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채소연이다.

채소연은 대주단과 O&M/OI 회사를 연결해주는 가교이다. O&M 회사가 대주단으로부터 요구되는 결과물의 수준, 정부규제 준수 여부 등등 오만가지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외부 전문가로서 O&M/OI 회사를 지원한다. 감사를 하기도 하고 기술적인 지원을 하기도 하니 꼭 필요한 사람이지만 전면에 나서진 않는다. 걱정해주고 도와주는 감초 역할정도면 딱 적당할 듯 싶다.

진짜 마지막으로 북산고의 감독, 영감님. 주인공 5명이 너무 눈에 튀어서 안 감독님을 잊어서는 안된다. 영감님은 팀의 감독으로서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주장인 채치수를 믿고 있기는 하지만 중간 중간 원하는 방향으로 팀원들을 이끌어 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능구렁이가 따로 없다.

PPP 사업에서의 감독은 바로 정부의 Framework이다. 위의 정대만이 Contracting authority로 송태섭(SPV)와 계약하는 실질적인 참여자라고 한다면 안감독의 역할은 중앙 정부에서 마련한 PPP를 위한 법과 절차를 의미한다. 감독이 저변에 방향성을 놓고 은근슬쩍 팀을 이끌어 나가듯, PPP 사업도 결국 정부가 마련한 Framework 안에서 놀고 있을 뿐이니 아무리 영감님이 무심해 보여도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챙겨야 할 부분이다.

이렇게 해서 일반적인 PPP의 구조를 슬램덩크 북산고의 구성원을 통해서 비교해 보았다. 팀 스포츠인 농구도 각자 포지션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동시에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지만 승리를 할 수 있듯, PPP 사업도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여러분이 속한 회사는 어떤 포지션에 어울리고 그 포지션을 잘 하기 위해 여러분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대림산업 김재연 대리ㅣ글에 대한 의견은 이메일(laestrella02@naver.com)로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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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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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1 11: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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