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24]새롭게 떠오르는 미얀마 PPP시장과 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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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설명해주는 남자들-24]새롭게 떠오르는 미얀마 PPP시장과 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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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0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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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3.5배, 남한의 6배의 땅을 가지고 있지만 오랜 군사정권 지배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1인당 GDP가 3,500달러인 나라. 외환 보유고는 1.7억달러 이지만 총 외채 잔액은 24.5억달러인 나라. 2016년 미국이 경제제재를 완전 해제하면서 Post Vietnam 혹은 동남아에 마지막 남은 원식이라고까지 불리는 이 나라가 바로 미얀마이다.

딱히 건설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최근 몇 년 동안 미얀마 이야기를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주목을 받고 있고 많은 기회가 있다고 여겨지는 곳임에는 분명하다.

미얀마 하면 역시 슈웨다곤(Shwedagon) 파고다가 떠오를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10월부터 한시적이지만 무비자로 미얀마에 방문할 수 있다는데 필자도 한번 꼭 가보고 싶다.

지난 달, 1.4조원 규모의 미얀마 양곤 고가도로 PPP사업 수주를 위해 Team Korea가 가동되었고 KIND 및 LH, 해외건설협회 등 대표단이 미얀마를 방문했다. 이 사업은 IFC제안으로 시작된 미얀마의 첫 국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으로 양곤시내에 내부 순환도로를 건설하고 26년간 유료로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출처 미얀마 건설부
출처 미얀마 건설부

Section 1인 27km 사업 고가도로 입찰에 참여할 Team Korea는 금융투자자(FI)인 KIND, 운영투자자(OI)로는 한국도로공사 그리고 건설투자자(CI)로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 유수의 회사들이 함께한다. 특히 KIND는 이 사업을 아세아 지역 1호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지쳐있던 건설사들이 KIND 등 공기업과 힘을 합쳐 시장을 개척하려는 모습은 예전 태국 물관리 사업과 때와 마찬가지로 참 보기 좋은 모습이다.

필자는 사업 추진 경과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듣기로는 국제적으로 참 많은 경쟁사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우리나라만 미얀마를 Post Vietnam으로 여기고 있지 않을 것이며, IFC가 참여한 만큼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신뢰감이 더해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모든 PPP 사업이 그러하겠지만 이번 사업도 결국 Bankability가 핵심이 될 것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Bankability에 영향을 미칠 수많은 요소 중 화폐와 관련된 3가지 위협요소를 살펴보기로 하자.

미얀마 화폐 짯(kyat, MMK)
미얀마 화폐 짯(kyat, MMK)

우선은 미얀마 화폐인 '짯(kyat, MMK) 자체의 문제', 이런 Economic infrastructure에 User-pays PPP 사업은 보통의 경우 사용자가 지불 가능한 화폐로 매출(Revenue)을 만들도록 되어있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본 사업의 매출은 미얀마 화폐로 발생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개발도상국 화폐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에 의해 화폐가치는 하락하고 USD에 환율은 높아지니, 경화(Hard currency)인 USD를 원하는 우리 입장에서 매출이 짯으로 발생한다면 이는 그대로 환리스크에 노출되게 된다. 환율과 인플레이션에 따라 요금을 인상할 수도 있는데 보통의 경우 요금인상에는 정부가 원하는 공식과 한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두 번째로는 요금 인상에 한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요금의 인상은 수요와 연결이 된다는 점이다. 미얀마가 성공적이 경제성장을 통해 소위 Toll road의 요금 따위를 국민들이 얼마든  쉽게 낼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이를 Affordability라고 하는데, 1인당 GDP 3,500달러, 다소 무리한 추정이지만 4인 가구 기준 한 달에 1,166달러 약 130만원을 쓸 수 있는 가정의 가장이 다른 우회 도로를 두고 Toll비를 내며 다닐 확률이 얼마나 될까. 굳이 Toll비를 내고 다닌다면 얼마가 그 가장에겐 적정한(Willingness to pay) 가격일까.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화폐 가치나 수요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정부가 수용해준다고 가정하자. 수요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없도록 AP(Available payment) 방식 혹은 Government pays PPP 방식을 적용하고 거기다 지급통화가 USD라면? 그리고 다행히 Team Korea가 수주하였다면? 이제 모든 것이 해결되었는가? 이쯤 생각해보야 할 것이 바로 외환보유고, 이 나라가 가지고 있는 외화의 규모이다. 물론 앞으로 미얀마가 이 도로를 통해 경제발전을 하고 수출이 늘어 외환보유고가 자동적으로 커지는 상황이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총외채잔액이 외환보유고보다 14배나 많은 상황인데? 물론 총외채잔액보다는 단기외채잔액이 더 위험한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USD로 우리나라 기업에게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물론 위에서 언급한 리스크들은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방식으로 관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개발도상국에 Transportation sector PPP의 사업성 검토는 매우 어렵다. 보통의 경우 리스크가 크면 요구 수익률도 커지기 마련인데, 이런 사업에서 요구 수익률까지 높이면 매출을 높여야 하고 예상되는 수요의 증가는 한정되어 있으니 짯으로 받을 요금을 높여야 하는데 그럼 다시 수요는? 참으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어쩌면 선진 건설사들의 사업 모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돈을 벌려면 현지기업을 만들거나 인수한다." 많은 선진사들은 M&A를 통해서 세력을 확장하였다. 만약 우리회사가 현지회사를 만들어서 짯으로 번 돈을 그대로 미얀마 내에서 재투자를 한다면? (이는 아마도 미얀마 정부가 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 현지 기업을 키우는 전략을 수립한다면 지분 관계가 있는 한국 소재 모회사 수익에는 긍정적이겠지만 한국 사업에서 필요한 Cash flow나 한국에 있는 직원들 원화 월급을 생각한다면, 직원들이 짯으로 월급을 받지 않는 이상 미얀마에서 벌어들인 짯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한국-미얀마 거래가 활발해져서 원화와 짯을 바로 교환할 수 있는 날이 오기 전까진 이 또한 참으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대림산업 김재연 대리ㅣ글에 대한 의견은 이메일(laestrella02@naver.com)로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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