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법은 죄가 없다, 민원이 사고 키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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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법은 죄가 없다, 민원이 사고 키울 뿐
  • 조항일 기자
  • 승인 2025.05.13 09: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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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m 뚫는데 4,000억원…TBM 예산 태부족”
“신안산선 개착공사 했어야…민원이 기술 좌우”

(엔지니어링데일리)조항일 기자=최근 지하철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 사태를 두고 부족한 예산과 과도한 민원이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 길동사거리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명일동에서 싱크홀이 발생한지 한달만에 또 다시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계속되면서 일각에서는 연약지반에서 NTAM 공법을 사용한게 문제가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서는 공법의 문제보다는 예산과 같은 외부적인 문제가 싱크홀 사태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도심지에서 터널을 뚫을 때 TBM을 적용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돈 문제로 도입이 쉽지 않다”면서도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TBM 장비가 평균 수천억원에 달하는데 2~3km 뚫자고 TBM을 도입할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B엔지니어링사 관계자도 “발주청이나 지자체에서도 웬만하면 도심지 NATM을 하지 말라고 하긴 하는데 돈은 안올리고 이상적인 얘기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요즘 지하철 공사비가 km당 3,000억~4,000억원 수준인데 재정사업의 경우 많아야 5,000억원 내외로 책정돼고 있다. 쥐어짜도 남을까 말까인데 TBM을 어떻게 들여오란 말인가”라고 하소연했다.

NATM 공법이 TBM보다 위험하거나 낙후된 공법이라는 잘못된 인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C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NATM은 100여년 이상 검증된 공법으로 우리나라 거의 전부가 NATM 터널”이라면서 “공법의 선택은 환경과 비용에 따른 것일 뿐 어떤게 더 낫다 아니다를 가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주민평가가 사업의 가부를 결정짓는 환경이 싱크홀 사태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A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공사를 하다보면 NATM은 불안하고 위험해서, TBM은 소음진동 때문에 잠못잔다는 민원이 매번 나온다”면서 “우리나라의 공법 선택은 민원에 의해 결정되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투아치 공법이 적용됐던 신안산선 현장 붕괴도 민원이 원인이 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D엔지니어링사 관계자는 “애당초 현장의 지반이 불량한데 투아치 공법을 썼다는게 문제”라면서 “개착공사를 해야할 현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차로를 막고 공사를 한다면 욕먹을 게 뻔한데 누가 그렇게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하게 공사를 하려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란게 있는데 정치권에서도 조기개통을 요구하지 않나”라면서 “이런식으로 공사가 졸속으로 진행된다면 싱크홀 우려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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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머신 2025-05-13 10:22:08
마지막 기사단락에 잘 설명되어 있네요. 공법도 민원도 문제가 아닙니다.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할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데. 정치인의 힘에 의해 어떤건 조기개통 어떤건 허송세월하는게 문제죠. 그리고 돈.. 결국 돈과 시간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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