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1조원대 대규모 손실 후유증
대형 프로젝트 多 수주가 역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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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학 플랜트 산업 육성 목적으로 태생
(엔지니어링데일리) 이명주 기자 = 현재의 삼성엔지니어링은 1970년 정부가 설립한 코리아엔지니어링의 이름으로 태어났다.
국내 중화학 산업이 태동했던 시기 플랜트 엔지니어링 산업 및 중화학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나서 엔지니어링사를 설립한 것이다.
이후 국내 석유화학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경험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1978년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삼성그룹에 편입이 되어 제 2의 길을 걷게 된다.
1991년에는 현재 상호인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이름을 바꾼 뒤 그동안 한정됐던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동남아 및 이란, 중남미 등에 대한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00년대 이후이다. 특히, 2000년대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내외형 모두 급격하게 성장을 했다.
▼ 플랜트 중심이 아닌 플랜트가 자체인 회사
삼성엔지니어링은 설립 당시부터 플랜트 육성을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지금까지 플랜트가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플랜트 건설이 제한적인 국내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으로 진출 비중 또한 타업체들에 비해 높다.

해외 플랜트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것은 바로 매출액이라 볼 수 있다.
2009년 이후에는 대형 단일 프로젝트들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2012년에는 해외에서만 100억달러가 넘는 계약 실적을 달성하며 국내 대표 플랜트 EPC 업체로 발돋움했다.

지역별 계약 비중을 살펴보면 2003년에는 아시아 시장이 82.6%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2008년을 제외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계약은 50% 이상이 줄곧 중동 지역에서 달성되고 있다.

▼ 해외 매출 100억달러 시대, 영업 손실 1조원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2012년부터이다. 그러나 2012년 이전부터 이미 수익성 문제에 대한 징후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공격적인 입찰을 이어 온 동시에 여러 대형 프로젝트가 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수행능력에도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1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샤이바 프로젝트 등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정점을 찍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본격적인 회계 반영이 시작된 2013년에는 매출액 9조8,603억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1조280억원, 당기순손실 7,086억원이란 사상 유래 없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2014년에는 수익성 하락 문제가 불거지면서 의도치 않게 그룹사 구조개편의 전방에 서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2014년 9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을 전격 발표한다.
합병을 통해 종합 플랜트 EPC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실제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구책 마련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 문제 또한 대두되면서 합병 움직임이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수익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합병이 추진되다 보니 기관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가 기대를 넘어서면서 결국 합병 발표 2달만인 11월 합병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경영 승계 문제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점을 근거로 재합병 추진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 수익성 회복이 결국 관건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이전에 보였던 적극적인 입찰 모습을 보이지 못해 수주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인원 감소, 다시 수행능력 하락 등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우선시 되어야한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침체로 전방위적 투자가 감소하면서 플랜트 발주 또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익성 회복을 위한 기회 또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장밋빛 기회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예견되는 2015년 삼성엔지니어링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